이익률 낮지만 중간정산 확보…유동성 위기 뒤 사활
대형사 국외시장 공략할때 STX·코오롱 등 잇단 수주
대형사 국외시장 공략할때 STX·코오롱 등 잇단 수주
최근 시공능력 순위 10위권 이하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 부문에서 대형 건설사를 따돌리며 잇따라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한때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중견사들이 국내 공공공사 수주 확대에 사활을 걸고 ‘다걸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시공능력 순위 38위의 에스티엑스(STX)건설은 최근 조달청이 발주한 ‘부산항 신항 주간선도로 노반 조성공사’를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을 물리치고 약 1000억원에 수주했다. 에스티엑스건설은 지난 4월 남해군 이순신 순국공원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6월 포항 영일만항 남방파제 축조공사에 이어 이번 공사까지 연속으로 도급공사를 따냈다.
시공순위 20위의 코오롱건설도 2월 동대구 영천 복선전철화 제3공구 노반 신설공사에 이어 5월 전주·완주 혁신도시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공사, 상주~영덕간 고속국도 건설공사 등을 수주하면서 꾸준히 실적을 올렸다. 코오롱건설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물 처리에서 토목과 건축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시공순위 22위인 태영건설도 4월 부산 북항대교~동명오거리간 고가 및 지하차도 건설공사, 5월 화성 동탄 택지개발사업 터널공사, 6월 김포한강 상록아파트 건설공사와 광교새도시 문화복지시설 건립공사 등을 수주했다.
지난달 워크아웃을 졸업한 경남기업(17위)과 극동건설(32위)도 공공공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남기업은 6월 인천공항철도 연계시설 확충사업 건설공사, 5월 세종시 정부청사 2-2구역 건립공사 입찰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수주에 성공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극동건설은 지난 3월 조달청이 발주한 아산 도고·선장 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를 따내 환경플랜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올해 상반기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공사 발주 물량은 ‘가뭄’현상을 빚고 있다. 6월 말까지 공공공사 계약금액은 약 8조원(추정치)으로, 지난해 상반기 계약액(19조164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플랜트 등 국외 건설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국외 진출이 쉽지 않은 중견 건설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감을 따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중견 건설사의 한 임원은 “한때 유동성 위기로 모그룹의 자금 지원을 받은 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에 더 적극적”이라면서 “공공공사는 시공 이익률이 낮아도 기성금(중간정산 공사비)을 확보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