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하반기 신입 30% 고졸출신 뽑기로
민영화 대비·정부정책 호응…민간 확대 기대
민영화 대비·정부정책 호응…민간 확대 기대
은행권 고졸 채용 현황 자료: 각 은행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취업문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은행으로선 실무·현장 교육을 받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고졸 취업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민간 금융회사들로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18일 고졸자와 지방대생을 배려한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계획을 내놨다. 산은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50명 규모의 하반기 공개채용 때 특성화고 등 고졸과 지방대 출신을 각각 50명씩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졸과 수도권 출신 대학생을 동등한 비율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산은이 고졸 신입행원을 뽑는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산은이 이처럼 채용의 틀을 깬 것은 민영화에 대비해 지방 점포를 확대하려는 내부 필요와 함께 정부 정책에 호응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산은은 “취업과 학업의 병행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 수도권과 지방 간의 취업 불균형 해소, 민영화에 대비한 수신기반 확보”를 이유로 내세웠다. 김영기 산은 수석부행장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의 의지가 많이 담겨 있다”며 “정부 정책 흐름이 방향성이 맞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부터 고졸 출신 행원 채용을 중단했다. 현재 산업은행의 창구직원 245명 가운데 고졸 출신은 38명으로 15.5%에 불과하지만 50명을 신규채용하면 29.8%로 늘어난다. 이들의 신분은 계약직으로 2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또 입행 뒤 은행 쪽의 지원을 받아 정규대학 과정을 이수할 수 있고 그 뒤엔 대졸 출신과 동일한 직무경로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지방대 출신자는 지방점포에 장기 근무하게 해 지역전문가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2004년부터 ‘지방인재 우대제도’를 실시해 지방대 졸업생 채용 확대를 꾀했으나 매년 신입행원의 5~10%에 그쳐 이번에는 ‘할당제’ 방식을 도입했다. 산은은 앞으로 인력수요 등을 고려해 50%까지 지방 출신을 확대 채용할 방침이다. 최근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수신기반을 늘리기 위해 지방점포 신설과 확충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방 출신들이 필요한 점도 작용했다.
김 산은 수석부행장은 “이번 채용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한편, 학력·연공이 아닌 성과·능력 중심의 열린 인사를 통한 조직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은과 비슷한 금융 공기업인 기업은행은 지난 4월 상반기 공채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창구전담직원 20명을 특성화고 출신으로 뽑았다. 기업은행은 하반기에도 40여명의 고졸 출신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금융 공기업들이 고졸 신입행원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소수지만 고졸 출신 신입행원들을 뽑았고, 하반기에도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고졸자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고교 졸업생을 채용하는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무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며 채용 검토를 지시했다. 지방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졸자 중심의 채용 판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엔 규모나 질에서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고졸 출신 인력이 많지 않았던 것도 채용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라며 “이들의 성실성이나 업무 성취도는 대졸 신입행원에 뒤지지 않고 책임감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금융 공기업들이 고졸 신입행원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소수지만 고졸 출신 신입행원들을 뽑았고, 하반기에도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고졸자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고교 졸업생을 채용하는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무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며 채용 검토를 지시했다. 지방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졸자 중심의 채용 판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엔 규모나 질에서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고졸 출신 인력이 많지 않았던 것도 채용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라며 “이들의 성실성이나 업무 성취도는 대졸 신입행원에 뒤지지 않고 책임감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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