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시이오 마크 저커버그(왼쪽 사진)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창업주 지미 웨일스(오른쪽 사진)
SK엔카 세계 갑부들 조사
혼다 피트·현대 엑센트…
“개성 드러낸 소장품 인식”
혼다 피트·현대 엑센트…
“개성 드러낸 소장품 인식”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차를 타고 다닐까?
20일 중고차 전문기업 에스케이(SK)엔카가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동차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격대가 1000만원을 밑도는 저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시이오도 의외로 적지 않다. 억대 고가 명차만 타고 다닐 것이란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사례들이 많았다고 에스케이엔카 쪽은 설명했다.
기업가치가 72조원에 이른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시이오 마크 저커버그가 타는 차는 혼다 피트와 혼다 아큐라다. 에스케이엔카에 등록된 2006년식 혼다 피트 가격이 1100만원 선이고 2002년식 혼다 아큐라 TL은 1300만원 선이다. 특히 소형차인 혼다 피트는 신차인 경우에도 130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저렴한 차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부호 가운데 3위에 오른 워런 버핏은 2001년형 링컨 타운카를 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링컨 타운카 2000년형의 값은 550만원대다.
이뿐 아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창업주 지미 웨일스의 차는 7년 된 800만원짜리 현대자동차 엑센트다. 엑센트 역시 실속형 운전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은 현대차의 대표적 소형차다. 또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골드만삭스의 전 시이오인 헨리 폴슨의 차는 높은 연비와 실용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프리우스는 2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프리우스는 휘발유 1ℓ로 29㎞나 갈 수 있는 고연비 차로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이오들이 고가의 자동차를 몰고다니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를 개인의 특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는 소장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에스케이엔카 쪽은 설명했다. 실제로 검소한 소비생활과 절약하는 습관으로 잘 알려진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은 생전에 32년이나 된 구형 픽업트럭을 타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정인국 에스케이엔카 경영지원본부 이사는 “친환경과 실용성이 대두되는 요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 경우에도, 유지비가 많이 드는 고가의 명차보다 연비와 환경을 고려한 실용적인 준중형차를 선호하는 시이오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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