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보통신·가전 사업을 소프트웨어·솔루션 위주로 바꿔 부가가치를 높이고, 신성장동력으로는 의료·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삼성전자가 마련한 신성장 전략의 뼈대다. 삼성전자는 2009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이런 내용이 담긴 ‘비전 2020’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쯤에는 기존 정보통신·가전 분야는 물론이고, 의료·바이오 쪽에서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의료·바이오 쪽을 선택한 것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게 되면 의료·바이오 기기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중인 의료·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사업영역을 특정 품목으로 한정하는 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으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솔루션이 모두 사업영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에이치엠이(HME)사업팀’을 꾸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팀에서는 몸속에 심어 갖가지 몸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바이오칩, 초음파와 엑스레이 장비 같은 의료기기,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U)-헬스’ 같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의료기기 쪽에서는 지난해 혈액검사기를 내놨고, 메디슨을 인수해 초음파 장비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엔 자기공명영상(MRI) 스캐너와 엑스레이 장비 전문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이들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가진 전문업체 몇 곳을 골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음파, 엠아르아이, 엑스레이 장비 분야에서 모두 세계 1등이 되는 게 목표”라며 “연말쯤 삼성 상표를 단 의료기기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