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인식전환’ 강조
“‘여성으로서 힘드시죠?’라는 질문을 받을 때 우리 사회가 아직 멀었다고 느낀다.”
최은영(49·사진) 한진해운 회장은 2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포럼’에서 ‘블루오션’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여성을 약자로 보호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여성이 해운업을 하려니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을 국외에서는 받은 적이 없다”며 “여성도 우리 사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주요 요소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대학 진학률(80.5%)이 남성(77.6%)보다 높은데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49.4%)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60%)에도 못미치는 것도 이러한 인식 때문이라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한진해운은 15년 전부터 여성 해기사를 채용해 현재 16명이 근무중이고, 여의도 본사 직원 850명 가운데 여성이 200명”이라며 “경제활동이 아니더라도 재능기부나 사회봉사 등 여성이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06년 11월 남편인 조수호 회장이 갑자기 타계한 뒤 경영활동에 나섰다.
최 회장은 이날 작가 이외수가 쓴 <청춘불패>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20대는 꿈을 정하는 시기라고 하는데, 나는 조금 늦은 40대에 ‘한진해운’이라는 꿈을 택했다”며 “50대에는 전문 경영인과 오너 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경영 모델을 펼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과거 산업시대에는 창업주가 통찰력과 카리스마로 의사결정을 내렸지만, 2·3세 경영 체제에서는 동일한 구실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오너 경영인이 현장 경험을 쌓아온 우수한 전문 경영인과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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