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광고제 출품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제일기획의 광고 장면. 제일기획 제공
‘한겨레21’ 보도…집행되지 않은 광고로 수상
제일기획 “칸 조직위서 문제 없다는 답신받아”
제일기획 “칸 조직위서 문제 없다는 답신받아”
삼성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이 ‘가짜’ 광고로 칸 국제광고제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케이(K)-9’ 자주포(삼성테크윈)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오류(삼성에스디에스)에 이어 삼성 주요 계열사의 행태가 또 한차례 입길에 오르게 됐다. 특히 제일기획 쪽은 수상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 부사장의 ‘창조경영’을 수상 배경으로 집중 홍보한 터라,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일 발행된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제일기획이 실제 집행된 적이 없는 ‘가상 매장’ 광고로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미디어부문 그랑프리 등 본상 5개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칸 국제광고제는 출품 자격을 매체에 실제 집행된 적이 있는 광고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문제가 된 광고는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가상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다.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는 제품 사진 속의 ‘정보무늬(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온라인으로 홈플러스에 전송하면 해당 제품을 배달해 준다는 것이다. 광고는 이 가상 매장 운영 덕분에 홈플러스 온라인 가입자가 76% 늘었고, 온라인 매출은 130% 상승해, 온라인 시장에서 홈플러스가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겨레21> 취재 결과 이 광고에 등장한 가상 매장이 실제 운영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하철 6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쪽은 “지난 2월28일 밤 10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촬영을 했다. 가상 매장 광고판도 촬영을 하려고 붙였다가 곧바로 떼갔다. 촬영 수수료 40만원도 추후에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한겨레21>은 보도했다. <한겨레21>은 한강진역 관계자의 말을 따 “그건 가짜 광고”라며 “몇 달 전 밤에 와서 잠시 광고판을 붙이고 촬영한 뒤 떼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 관계자는 <한겨레>에 “칸 광고제 조직위 측으로부터 출품 자격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구두 답신을 받았다”며 “상을 주는 쪽에서 아무런 문제를 삼고 있지 않은 게 중요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특허상의 문제로 인해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밝힐 수 없을 뿐, 해당 광고를 일정 기간 실제로 집행한 건 분명히 맞다”며 “마케팅 차원에서 매체 집행 수수료 등을 나중에 집행하기로 해 서울도시철도공사 쪽에서 관련 내용을 잘 모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제일기획의 수상을 둘러싸고 일부 논란이 있어 현재 내부에서도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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