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곤혹…항공사 900억원 손실 등 피해 커
지난 28일 발생한 화물기 추락 사고로 10년 무사고 운항 기록이 한순간에 깨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아시아나그룹에도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이번 사고는 힘겹게 경영 정상화 막바지 단계를 밟아오던 그룹엔 더할 나위 없는 악재다.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인수 이후 과도한 차입금 부담에 시달리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 처지에까지 내몰린 금호그룹은 최근 해당 기업들을 차례로 재매각하며 경영 정상화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오던 중이었다.
총수 일가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여전히 ‘진행형’인 것도 그룹엔 뼈아픈 대목이다. 2009년 벌어진 ‘형제의 난’ 이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있던 박삼구 회장이 다시 그룹으로,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으로 복귀했으나, 두 형제 사이의 앙금은 가시지 않은 채 사실상 결별 단계를 밟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은 잇따른 악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조종사가 음주 상태로 김해공항에서 인천으로 항공기를 운항하려다가 국토해양부의 불시 단속에 적발돼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해당 조종사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67%로 나왔는데도 채혈 측정을 요구하며 버티다 여론으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에다 동일본 대지진 사태마저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이 4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2.2%나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추락 사고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은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사고가 난 항공기가 1억2200만달러(약 1200억원)의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는 해도, 약 900억원가량의 직접 손실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당장 손에 잡히지는 않으나 무형의 손실 또한 만만찮다. 사고가 난 기종(보잉 B747-400F)은 2006년 들여온 ‘신모델’이다. 회사 쪽은 이번 사고로 화물 운송능력도 7~8%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항공안전종합평가에서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커, 앞으로 운임 결정 등에서 협상력이 예전보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