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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제 이익+북한 개방+동북아 평화…시베리아는 ‘약속의 땅’

등록 2011-08-04 21:07

이르쿠츠크 남·북·러 협력 포럼
원유·가스 등 자원 풍부하지만 개발률 낮아
러, 영토 갈등 중·일보다 남·북과 사업 가능성
“정치와 분리된 회담 열어 협력틀 마련해야”
자원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가 러시아의 ‘자원의 보고’인 시베리아 개발에 적극 참여하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개방과 동북아지역의 평화를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분단을 넘어 시베리아로’를 주제로 내건 ‘이르쿠츠크 남-북-러 협력 포럼’이 4일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대학교에서 열려 우리나라와 러시아 전문가 50여명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겨레신문사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겨레평화연구소와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가 주관한 이 포럼에서는 시베리아의 풍부한 지하자원 등을 개발하는 데 남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세계 1위(44.8조㎥), 원유 7위(774억배럴), 석탄 2위(1570억t)인 자원 부국이며, 특히 우리나라와 근접한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은 개발률이 5% 미만이어서 앞으로 개발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1995년부터 시베리아 지역을 연구해온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의 한종만 소장은 “러시아의 경우 시베리아가 일본의 자본이나 중국의 노동력에 의해 잠식당하길 바라지 않아 남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지방정부는 자국 인구가 줄어들고 중국인이 대량 이주하는 현상을 중국의 ‘조용한 정복’이라고 부르며 경계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과는 남방 쿠릴열도 4개 섬을 두고 국경 분쟁 중이다.

시베리아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에너지 협력 당사국의 정상회담을 매년 시베리아 지역에서 열어 협력의 틀을 마련하고, 이 자리에서 에너지와 정치를 분리한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자원개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 관계가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거듭 중단됐던 지난 20년간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2008년 한-러 정상회담 때 북한을 거쳐 러시아 천연가스(PNG)를 도입하고 한국 기업을 위한 물류단지를 극동지역에 개발하는 사업을 공포했지만, 남북관계가 나빠져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3일 러시아 울란우데 초원을 달리고 있다.  울란우데/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3일 러시아 울란우데 초원을 달리고 있다. 울란우데/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남-북-러 협력의 첫걸음으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연결해 환동해 경제권의 주축이 될 물류망을 구축하는 방안이 토론대에 올랐다. 안병민 교통연구원 동북아센터장은 “열차 연계 프로젝트는 남북한과 러시아 간에 가장 기본적인 협력 방안”이라며 “환동해 경제권인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함에 따라 속초, 강릉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철도망과 동해선의 미연결 구간을 잇는 철도 건설계획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훈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연구원도 “철도 연결로 시베리아와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성화되면 상호간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이 추진 과정에서 재외동포와 북한 주민이 참여해 민족 동질성과 정체성을 회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선 한겨레신문사 편집인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대장정은 극동지역과 시베리아, 연해주를 넘나들던 우리 선조의 기억과 혼을 복원하는 행사”라며 “한겨레는 내년에 북쪽 인사도 초청해 남북을 넘어 새로운 동북아 시대의 평화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동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은 격려사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으로 2002년에 남-북-러 정상회담을 이곳 이르쿠츠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러시아 전문가와 기업인, 정치인 등 100여명은 지난달 31일부터 6박8일간 일정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4100㎞를 달리며 동북아시아 자원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이르쿠츠크/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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