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국책기관 ‘한-미FTA 경제효과’ 다시 분석했더니…
농수산물 적자폭 등 확대
GDP 성장 전망치도 줄어
농수산물 적자폭 등 확대
GDP 성장 전망치도 줄어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를 다시 분석해 보니, 국내총생산(GDP)과 대미 무역흑자 개선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타결된 재협상이 사실상 우리 쪽에 불리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5일 정부가 발표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 자료를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우리나라 실질 지디피는 장기적으로 5.6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분석 작업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했다. 한-미 에프티에이가 타결됐던 2007년 당시 정부가 제시한 분석보다 0.3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당시 정부는 한-미 에프티에이가 우리 경제에 실질 지디피를 5.97%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봤다. 중·단기 지디피 증가효과 역시 각각 1.28%에서 0.48%로, 0.32%에서 0.02%로 하향 조정됐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 분석에서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4억1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는 2억7700만달러 줄어든 1억3800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재협상 결과 미국산 농수산물 수입이 더욱 늘어나 농수산물 무역적자 규모는 3억8090만달러에서 4억35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용 유발 효과는 33만6000명에서 35만1000명으로 소폭 상향조정됐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무역수지 흑자폭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2007년 분석 당시 앞으로 15년 동안 연평균 21억2000만 달러의 흑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으나, 이번 작업에선 연평균 27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황문연 기획재정부 무역협정지원단장은 “최신 분석 모형을 사용하면서 관세 철폐로 인한 수입품 가격 인하 효과가 축소되고, 수출보다 수입이 확대돼 온 그동안의 추세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국내총생산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이 기존 분석보다 줄어들었다”며 “다만 이를 지난해 12월 타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의 영향으로 곧장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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