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삼성·하이닉스 64.2%
LCD, 삼성·엘지 54% 장악
2분기서 점유율 크게 상승
“불황기 업체간 격차 커져”
LCD, 삼성·엘지 54% 장악
2분기서 점유율 크게 상승
“불황기 업체간 격차 커져”
메모리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메모리 및 엘시디 업체들의 세계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장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가 내놓은 주요 업체별 2분기 매출과 시장점유율 수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디(D)램 반도체로 33억7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41.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점유율은 지난 1분기에 견줘 1.6%포인트 증가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8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둬 점유율 22.8%를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선 점유율이 0.1%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엘피다(11억7400만달러)가 14.4%,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8억8300만달러)가 10.8%, 대만의 난야(3억8600만달러)가 4.7%의 점유율을 각각 나타냈다. 나라별로는,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디램 시장점유율이 64.2%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국내 업체 점유율은 올해 1분기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대형 엘시디 패널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삼성전자의 대형 엘시디 패널 매출은 53억700만달러로, 전세계 시장에서 2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엘지디스플레이(LGD)도 50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둬 삼성전자에 조금 뒤진 26.4%의 점유율로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1분기에 비해 견줘 각각 0.9%포인트와 1.7%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업체 점유율은 절반이 넘는 54%였다. 이어 대만 33.7%, 일본 8.4%, 중국 3.6% 차례였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확대된 것은 공정기술에서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공정기술은 30~40나노급이 주력을 이루고 았다. 올 하반기에는 30나노급 비중이 절반을 넘을 전망이다. 이에 반해 일본 업체들은 40~50나노급, 대만 업체들은 50~60나노급에 머물고 있다. 메모리 공정기술은 10나노씩 줄어들 때마다 생산성이 60% 가량 향상되고 원가경쟁력이 높아진다. 메모리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데도 국내 업체들이 수익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정기술에서 앞설수록 불황기에도 수익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불황기에 투자를 늘려 시장상황이 좋아졌을 때 열매를 거둘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와 엘시디 패널 등은 불황기를 지날 때마다 선·후발 업체 간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메모리와 엘시디 패널 시장은 우리나라 업체들이 독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외환경에 따라선 시장지배력이 커지더라도 정작 수익성은 나빠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성헌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등의 수요를 둔화시켜 메모리와 엘시디 패널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 1~2년까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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