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한 탓에 항공 및 해운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을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 매출액은 2조94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364억원)에 견줘 2%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1조2287억원의 매출을 올린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2분기엔 6.6% 늘어난 1조3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에 3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대한항공은 197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고,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85원에서 497억원으로 64%나 줄어들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연료비가 지난해보다 34%나 오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유류 소비량이 많은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탓에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 위주의 아시아나항공보다 타격이 더 컸다.
해운업계도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해운업계 매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벙커씨(C)유 가격은 지난 2년 새 갑절 이상이나 올라 지난달에는 t당 670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한진해운은 지난 2분기 중 17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1분기보다 손실 폭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상선도 2분기 중 영업손실이 779억원나 돼 1분기에 견줘 3배나 많아졌다. 다만 에스티엑스(STX)팬오션은 노후 벌크선 매각 대금으로 340억원을 벌어들여 2분기에 523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해운업계에서는 경기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큰 폭의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대형 선박이 계속 쏟아져 공급과잉 현상마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화물 수요마저 위축될 경우 해운업계는 당분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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