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문의 ‘뚝’…관망세 돌아서
미국발 금융쇼크가 국내 경제를 강타하면서 최근‘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번 사태가 본격화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드는 등 부동산시장에서도 가격하락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 불안이 곧바로 옮겨간 곳은 투자상품의 성격이 강해 경기변동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ㅎ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재건축 아파트 매맷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었는데 금융쇼크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집을 사려던 고객들이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면서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를 내린 매물도 나왔다”고 말했다. 개포주공과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도 거래가 중단되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매도자들의 불안심리는 커졌고 매수 희망자들은 집값이 좀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지갑을 닫는 분위기”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다음달 추석 연휴를 고비로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다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아파트시장 전체로는 주식처럼 당장 시세가 확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미국발 금융쇼크 직후인 지난주(8월5일 대비 12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0%로 보합세였고, 이는 직전 2주간의 변동률과 같았다. 아파트 매매가 얼어붙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눈치만 살필 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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