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급등에 판매증가 예상
CJ·동원, 매출 1000억원 목표
과자·건강식품 등도 물량 확대
CJ·동원, 매출 1000억원 목표
과자·건강식품 등도 물량 확대
식품 업계가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 있다. 대표적인 추석 선물세트로 꼽혀온 과일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추석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 품질이 떨어지는 탓이다. 과일에서 가공식품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잡겠다는 얘기다. 업체들은 저마다 선물세트 생산량을 늘리고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다.
■ CJ·동원, 1위 싸움 치열 명절 선물세트의 맞수인 씨제이(CJ)제일제당과 동원에프앤비(F&B)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목표를 사상 최초로 1000억원 돌파로 세웠다. 두 회사는 지난해 추석에 모두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는데, 올해는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1조원대인 동원에프앤비와 매출 3조9000억원대인 씨제이제일제당은 기업 규모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자다. 동원에프앤비의 참치와 씨제이제일제당의 스팸은 명절 가공식품 선물세트로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이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올해 스팸 매출을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팸 세트에는 올해부터 타이 업체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으로 만들어 내는 참치도 추가해 품목을 더욱 다양화했다. 이밖에 홍삼과 마 가공식품 등 건강기능식품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매출 증대를 위해 예년보다 5만원 이상 고가 제품을 늘렸다고 씨제이제일제당은 밝혔다. 이에 맞서 동원에프앤비는 올해 설날부터 선보인 델큐브 참치와 닭가슴살 세트 품목을 더욱 늘리고, 약밥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두 회사는 적어도 추석 3개월 이전부터 선물세트 판매 준비를 시작하는 등 추석 선물세트에 상당한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설날과 추석 명절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4조원으로 추산되며 설날과 추석 판매 비중은 보통 4 대 6가량이다.
■ 건강식품·과자도 인기 두 업체에 도전장을 낸 업체들도 많다. 오리온은 1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과자선물세트 ‘오리온 러브박스’를 약 30억원어치가량 준비했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25%가량 수량을 늘린 것이다. 과자 선물세트는 과거 상당한 인기 품목이었지만 요즈음은 찾은 이가 드물어 대부분 주문 위주로 생산한다. 그럼에도 올해는 추석 특수를 기대해 주문량을 대폭 늘린 것이다.
샘표는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에 견줘 4배 이상 늘렸다. 샘표는 흑초 제품인 ‘백년동안’을 주력으로 내세워 올해 추석에 13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매출(90억원)에 비해 44%가량 늘어난 수치다. 사조해표는 올해 추석에 450만세트를 준비했다. 추석 선물세트는 보통 1만원에서 5만원대가 주력인데, 사조해표는 중저가인 2만~3만원대 선물세트를 주력 상품으로 꼽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도 올해 추석 매출이 예년에 비해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과일이나 굴비류는 가격 인상이 있지만 홍삼식품은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삼공사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로 뿌리삼 중 지삼으로 구성된 110만원의 ‘지’(地)선물세트를 비롯해 홍삼정골드와 홍삼정, 홍삼정환으로 구성된 ‘정’(精)세트 등 모두 20종류의 선물세트를 구성해 지난해 16종류에서 4종류를 늘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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