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에 ‘조작 자료’ 내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증거로 제출한 사진자료가 실제와 다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두 회사가 벌이는 법적 공방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네덜란드의 정보통신 전문지 <웰베럴트>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애플이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에 실제와 다른 갤럭시에스(S)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웹베럴트에 따르면, 갤럭시에스의 실제 크기는 122.4㎜x64.2㎜로 아이폰3지(G)(115.5㎜x62.1㎜)보다 큰 데도, 애플이 낸 증거 사진에선 갤럭시에스의 크기가 6% 정도 축소돼 아이폰3지와 유사한 것처럼 돼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6월23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이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사건 재판부도 애플이 제출한 증거를 조사해 소장에 포함된 갤럭시에스 사진이 실제 제품과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고 <웹베럴트>는 보도했다.
앞서 애플은 이 달 초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실제와 다른 사진을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독일 법원은 실제와 다른 사진을 근거로 갤럭시탭 10.1의 유럽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가, 뒤늦게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15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초 헤이그 법원은 애플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8월 중순에 내리려다 9월15일로 미룬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피고의 반대 의견도 듣지 않고 결정을 내린 뒤셀도르프 법원과 달리, 헤이그 법정은 반론 기회를 주고 있다”며 “애플이 제출한 증거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낱낱이 파헤치고, 소송이 진행중인 다른 모든 법원에도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해 모두 9개 나라 12개 법원에서 21건에 이르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피시(PC) 특허침해 소송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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