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서울반도체 등
세계 유명업체와 맞소송
“인지도 높여 오히려 이득”
기술·보유특허에 자신감도
세계 유명업체와 맞소송
“인지도 높여 오히려 이득”
기술·보유특허에 자신감도
‘특허침해 소송을 당해 오히려 즐겁다?’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특허침해 소송 문제로 한바탕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하고도 오히려 내심 이를 반기는 기업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해당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들과 소송을 벌이게 된 탓에 회사 인지도가 높아지고, 특허 위험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조명업체 분야의 선두주자인 독일의 오스람과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는 엘지(LG)이노텍이 대표적이다. 오스람은 지난 6월 엘지이노텍의 발광다이오드(LED) 제품 등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무역위원회에 수입 금지 신청을 낸 바 있다. 특허소송으로 회사 인지도가 높아져 오히려 이득을 입었다는 게 엘지이노텍 측 판단이다. 엘지이노텍 관계자는 “세계적인 조명업체인 오스람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받은 게 새로 시작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에 되레 큰 도움이 된다”며 “국외 고객이 엘지이노텍을 오스람이 경계할 정도로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도 필립스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을 내심 환영하는 눈치다. 서울반도체 임원은 “필립스가 특허침해 소송을 해온 덕에 특허와 관련된 마지막 위험 요인을 없앨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일본 리찌아와 미국의 크리 등 다른 업체들과는 이미 특허침해 소송을 벌여 특허 공유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이번 소송으로 마지막 남은 필립스와의 갈등 가능성마저 없앨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서울반도체 한 임원은 “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려면 선발 업체들의 특허침해 소송 압박을 견뎌내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일종의 성인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특허 리스크’가 남아있는 기업으로 인식돼, 국외 대형 고객들을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애플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애플과의 특허침해 소송전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실제로 애플과의 맞소송 이후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스(S)와 갤럭시탭의 인지도는 각각 아이폰과 아이패드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최대 경쟁자로 꼽고 있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물론 이들 업체가 특허침해 소송을 즐길 수 있는 배경엔 기술력과 보유 특허 등에서 상대방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놓여 있다. 실제로 오스람이 미국 무역위원회에 엘지이노텍 제품의 수입금지 조처를 요청하자 엘지이노텍은 지체없이 우리나라 무역위원회에 오스람 제품 수입금지 요청을 하는 동시에 독일 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서울반도체도 각각 애플과 필립스에 소송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한 특허 전문가는 “경쟁업체의 특허침해 소송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상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고객 업체도 등을 돌리고 소비자도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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