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이 전무 결혼 앞두고 현대건설 인수 관련 소송 취하
현대그룹이 올해 초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현대자동차그룹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 두 그룹 사이에 쌓인 앙금이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은 30일 보도자료를 내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쪽은 “정지이 전무의 다음달 3일 결혼을 앞두고 가족의 화합도모를 위해서”라고 소송 취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전무는 현정은 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맏딸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조카다.
현대그룹은 특히 이날 보도자료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을 언급해, 이번 소송 취하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그룹은“이번 민사소송 취하 조처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을 인수받는 조건으로 한 협상의 결과는 아니지만 앞으로 가족의 화합과 상호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7.71%를 가지고 있어,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현대그룹은 명예훼손 소송 취하와는 별개로,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한 양해각서부당해지 소송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집안의 경사를 앞두고 현대그룹의 소송 취하를 환영한다”며 “정몽구 회장도 조카인 정지이 전무의 결혼을 축하하러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김경락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