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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여유만만 삼성 ‘애플과 소송, 손해볼 것 없다’

등록 2011-08-31 20:50

유럽 법원 판결 ‘긍정적’ 평가…인지도 상승효과 ‘덤’
부품단가 인하도 불가능…“먼저 손내밀 이유 없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겠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이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을 기각한 이후, 삼성전자 내부에선 끝까지 소송전을 끌고가겠다는 분위기가 되레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로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먼저 화해의 몸짓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31일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내부에선 ‘느긋하게 대응하자’는 쪽으로 대응태세가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에서 잇따라 우리쪽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점차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간 삼성전자 내부에선 서둘러 ‘출구찾기’에 나서는 게 더 이득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소송이 벌어진 법원 19곳 가운데 단 한 곳에서라도 불리한 결정이 나올 경우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데다, 설령 이긴다 하더라도 반도체와 액정화면 분야에서 최대 고객인 애플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내부의 분위기가 강경모드 쪽으로 옮겨간 것은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며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최대 경쟁자로 인식해 견제에 나섰다는 인식이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갤럭시에스(S)와 갤럭시탭의 인지도가 껑충 뛰었다는 게 삼성전자 판단이다.

애플의 행보를 두고, 특허를 무기로 경쟁업체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로선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창립자로 유명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예일대 교수도 최근 “경쟁과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애플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시작한 특허 싸움이 마치 ‘애플 대 정보기술(IT) 업계 전체’로 번지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우리가 승기를 잡아 공격할 차례인데 굳이 손을 내밀어 애플의 특허침해 주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업부별로 철저한 독립채산제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전자 내부의 조직구조도 섣부른 화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인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데는 저가 아이폰으로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해 최대 부품공급업체인 삼성전자에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삼성전자가 먼저 화해에 나서려면 애플의 부품단가 인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데, 이 경우 수익성 악화와 성과급 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사업부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게 틀림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와 엘시디 사업부 임직원들이 ‘우리가 왜 휴대전화 사업을 위해 급여 삭감까지 당해야 하느냐’고 반발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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