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이 내놓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식품들. 아워홈 제공
맞벌이·불황 탓 냉장유통 뒤 데워먹는 식품류 본격화
대형마트·식품회사들, 앞다퉈 품목수·전용매장 확대
대형마트·식품회사들, 앞다퉈 품목수·전용매장 확대
직접 조리할 필요없이 집에서 간단히 데워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이 유통·식품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에이치엠아르(home meal replacement)’라고 불리는 가정간편식은 냉장상태로 유통되면서 데우면 신선한 맛이 그대로 살아나는 음식류를 일컫는다.
누구보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쪽은 유통업계다. 현재 200여개 메뉴를 에이치엠아르로 분류해 팔고 있는 이마트는 앞으로 맛집과 대기업 등과 제휴해 품목수를 4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 2009년 바이어 20여명을 선발해 에이치엠아르 전담팀을 꾸리기도 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월 서울역점에 에이치엠아르 전용 매장을 처음 연 이후 현재 경기 의왕·대구 율하·서울 청량리 등 8개 지점으로 전용 매장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올해말까지 전용 매장을 20개로 늘리고, 지난해 90억원이던 전용 매장 매출을 올해는 120억원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롯데마트의 에이치엠아르 매출은 지난해에 견줘 78%나 늘어났다. 지난해 두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한 이마트 역시 올해에도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 식품업계도 적극적이다. 급식을 주로 담당하는 아워홈은 육개장과 갈비탕 등 가정에서 해먹기 어려운 탕류 냉장 식품을 자체 브랜드로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워홈은 한국인의 식생활이 유럽과 달리 건식보다는 습식 위주인 점에 주목해 기 국과 탕 같은 습식제품 다양화에 힘쏟고 있다. 이밖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본죽과 놀부도 지난 5월과 6월부터 프랜차이즈 이름을 내건 에이이치엠아르 메뉴를 대형마트와 인터넷을 통해 처음 유통하기 시작했다.
가정간편식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는 맞벌이 부부 증가와 함께, 경기불황으로 인해 외식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이마트 에이치엠아르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1만5000달러 이상이 되면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에이치엠아르 시장이 본격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1970년대 이후 출생 세대들이 주 고객으로 등장해, 장기적으로는 에이치엠아르 시장이 신선식품 시장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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