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불안·신흥국 인구 급증
곡물값 치솟으며 새 수익원
정부도 식량확보 지원 나서
곡물값 치솟으며 새 수익원
정부도 식량확보 지원 나서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농장 개발 전문업체인 ‘피티바이오인티아그린도’의 지분 8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 있는 3만6000㏊ 규모의 팜오일 농장을 직접 개발하기 위해서다. 팜오일은 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로, 바이오디젤과 식용유의 원료로 쓰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도로 설비 등 인프라 공사가 끝나는 2015년에 팜오일을 첫 수확해 연간 12만t씩 생산할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래 신재생 에너지의 원료로 각광받는 팜오일의 생산과 판매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사업이 국내 종합상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세계적인 이상기온으로 곡물 공급은 불안정한데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인구는 급증하고 바이오에너지 사용 확대로 곡물 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곡물자원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물류 인프라를 더하면 바이오산업 진출이 훨씬 쉬워진다는 점도 종합상사들로서는 매력적이다.
정부도 종합상사들의 국외 식량자원 확보를 위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26.7%에 그치고 있어 식량자원 확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지법인 ‘에이티곡물회사’ 사무소를 연 게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은 현지 농장에서 생산한 콩 5만t과 옥수수 5만t을 올해부터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있는 팜 농장(2만4000㏊)에서 연간 10만t의 팜오일을 생산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밖에도 브라질 곡물 저장·가공시설 지분을 확보하는 등 곡물사업의 비중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엘지(LG)상사도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카다우 지역의 팜농장 1만6000㏊를 인수해 팜오일 가공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말에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4만t의 팜오일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현대종합상사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주 무대로 삼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이 지역 농장 3500㏊에서 콩 5400t, 옥수수 2400t을 수확해 일부를 국내 도입하려 했으나, 러시아 수출규제 벽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올해는 콩과 옥수수를 1만t 수확해 국내 반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농장 규모를 3만㏊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돈 농협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늘면서 국외 곡물자원 개발이 증가하고 있다”며 “업체들이 단독 진출하기보다는 정부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파트너의 기존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