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도, 아는 사람도 없어”
통상조정관 “우리도 궁금”
통상조정관 “우리도 궁금”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법정에서 미국 전문직 비자 쿼터와 관련해 미국 쪽과 주고받은 외교서한 두 통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한겨레> 9월29일치 8면), 담당부처인 외교통상부가 “김 전 본부장이 제출했으니까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외교부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그 서한에 대해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국익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외교서한을 미국 쪽에서 받았는데, 외교부의 그 누구도 지난 4년간 그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해명이다.
이시형 외교부 통상교섭조정관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서한의 존재에 대해 외교부는 재판부에 제출되고 난 뒤에야 알았다”며 “그 편지가 (한-미) 양쪽의 공식적인 합의 또는 협의의 문서로서 우리 (협상)기록에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조정관은 이어 “당시에 일했던 실무진을 수배해 확인했지만 알지 못한다”며 외교서한의 수신자로 나와 있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당시 협상 수석대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조정관은 “우리도 궁금하고 의문이 간다. 갑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전문직 비자 쿼터와 관련한 외교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줄곧 밝혀왔지만, 김현종 전 본부장이 지난해 12월에 낸 <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에서 ‘2007년 6월 미국 행정부에서 서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김 전 본부장이 ‘한국이 미국의 전문직 비자를 취득하도록 협조하겠다’는 토니 에드슨 당시 미국 국무부 비자담당 부차관보 명의의 외교서한을 증거로 제출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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