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기름 한방울이라도 아껴라”
골머리 앓는 항공·해운업계

등록 2011-10-06 20:37수정 2011-10-07 09:47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연간 수백억원대 손실
경제 속도·고도 지키고
이륙 활주거리 줄이기도
기름 넣으려 뱃머리 돌려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대형 항공기 비(B)747-400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뉴욕 케네디(JFK)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소모하는 연료량은 모두 149.7t. 최근 유가와 환율로 따져 계산하면 1억6000만원에 이른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항공·해운업계를 중심으로 기름 한방울이라도 아끼려는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기름 아끼기 전쟁엔 항공업계가 가장 필사적이다. 연료비가 매출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탓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389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107억원씩 앉아서 손실을 입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신설한 ‘연료관리파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맨 먼저 택한 방법은 ‘경제속도·고도’ 지키기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연료 효율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적정속도가 있듯이, 항공기에도 경제속도·고도라는 게 있다. 이 경제속도를 넘어가면 운항시간은 단축되지만 연료 소모량은 크게 늘어난다. 항공기 기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바람이 없는 날을 기준으로 경제속도는 대략 시속 843~907㎞다. 경제고도는 중량이 적을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비행 초기에는 낮은 고도로 비행하다가 차츰 높은 고도로 올라가야 한다. 보통 2만9000~4만1000피트(약 9~12.5㎞)를 경제고도라고 부른다.

대한항공은 연료관리팀에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방안이 최적의 연료 탑재량을 계산·활용하는 것이다. 항공법규에 정해진 연료 탑재 기준을 기초로 실제 연료 소모량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구간별·기종별 연료 소모량을 산정한 뒤, 소모량에 예비연료를 더해 비행기에 싣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또 비행시간을 단축할 40개 경제항로도 개발했다.

항공기 무게를 줄이는 것도 큰 효과를 낸다. 먹는 음료나 책자도 예전보다 적게 실을 뿐 아니라,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카트 무게를 27.3㎏에서 20㎏으로 경량화해 군살을 뺐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의 개인용품을 최소화하는 내부 캠페인을 벌인다.

항공사들은 이착륙할 때도 기름을 낭비하지 않으려 세심하게 신경쓴다. 우선 중소형 항공기는 활주로 중간으로 진입해 이륙할 때 지상활주 거리를 대폭 단축했다. 착륙할 때는 구간별로 고도를 하강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연속강하접근(CDA) 방식을 도입해 연료와 소음을 줄였다. 착륙한 뒤에도 엔진을 절반만 켜고 주기장을 활주해 불필요한 유류 사용을 방지하고 있다.

해운업계도 ‘경제속도’인 18노트(약 34㎞/h)를 지키는 등 연료비 줄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기름을 채운다. 로테르담 항구의 선박용 벙커시(C)유 가격은 지난 4일 현재 t당 604달러로, 우리나라(653달러)보다 10% 이상 싸기 때문이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인터넷 경매를 활용한 ‘역경매 시스템’으로 싼값에 기름을 사고 있다. 인터넷 경매에 입찰한 기름 공급업체끼리 공개 경쟁을 붙이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