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초 우선협상자 발표”…인터파크·SFA 유력
중소기업계 “납품단가 현실화가 근본 대책”
* 아이마켓코리아 :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계열사
중소기업계 “납품단가 현실화가 근본 대책”
* 아이마켓코리아 :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계열사
삼성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를 누가 품에 안게 될 지가 조만간 결정된다. 아이마켓코리아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매각 입찰 제안서를 받았다. 본입찰에는 인터파크, 에스에프에이(SFA) 등 국내 기업 2곳과 국내외 사모펀드 2~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아이마켓코리아 매각에 관련된 업계 고위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고 이달 말께 본계약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계에선 인수 적격자를 평가할 때, ‘납품단가 현실화’ 등 중소납품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수 이후 계획을 중요한 잣대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곳은 인터파크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소모성자재 온라인 기업간 거래(B2B) 서비스를 시작한 터라,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인수 컨소시엄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벤처기업협회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사모펀드인 에이치앤큐(H&Q)를 끌어들였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란 명분과 5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인수자금 마련이란 실리를 모두 잡으려는 복안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면 온라인 미개척지였던 비투비 시장을 더 키워 새로운 상생모델로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강력한 인수후보는 삼성전자 협력회사인 에스에프에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삼성테크윈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만든 장비 제조업체로, 삼성전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분 10.1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소모성자재 관련 사업 경험이나 연관성은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삼성이 연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기업인 아이마켓코리아를 협력사에 넘겨주려 ‘꼼수’를 부렸거나, 반대로 매각가격을 높이려 협력사를 ‘들러리’로 내세웠다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삼성 쪽은 “계열사도 아닌데 우리가 지분을 일부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찰에서 배제할 근거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엠비케이(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들은 인수 뒤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할 가능성이 큰 데다가, 단기투자 이익을 중시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중소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중소기업계에선 우려한다.
한 엠아르오 중소납품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이미 낮춰놓은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는 이상, 누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해가든지 우리한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삼성의 ‘사업 철수’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엠아르오 업계의 상생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이 중소업체 납품단가 현실화 등의 방안을 내놔야 동반성장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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