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내부거래 현황 분석
지분 30% 미만땐 비중 12%
50% 이상땐 35%에 이르러
소규모 비상장사 특히 높아
수출액 빼면 삼성도 36%
“총수재산 불리려 회사 동원”
지분 30% 미만땐 비중 12%
50% 이상땐 35%에 이르러
소규모 비상장사 특히 높아
수출액 빼면 삼성도 36%
“총수재산 불리려 회사 동원”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일수록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매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미뤄볼 때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 일가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물량을 몰아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7일 공정위는 삼성 등 43개 대규모 기업집단(1083개사)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현황을 처음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내부거래란 계열사간 상품이 오가거나 인력을 지원해주는 등의 행위를 뜻한다. 이번 발표는 공정위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시스템통합(SI) 계열사에 대한 일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인 가운데 나와서 주목된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결과와 제재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공정위 분석 결과,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매출액을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지분율 30% 미만인 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12.06%에 불과했지만, 30% 이상은 17.9%, 50% 이상은 34.65%, 100%는 37.89%로 내부거래 비중이 지분율과 정비례해 상승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35개)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12.48%였고, 총수가 없는 대기업 집단(8개)의 경우엔 9.18%에 그쳤다. 전체 평균은 12.04%였다. 또 비상장사(22.59%)가 상장사(8.82%)보다,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회사(42.36%)가 매출액 1조원 이상인 회사(10.05%)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규모가 작은 비상장사는 시장의 감시가 소홀해 일감 몰아주기가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액으로 보면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SK), 엘지(LG), 포스코 등 5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이 총 103조5000억원에 달해, 전체 43개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금액(144조7천억원)의 71.53%를 차지했다.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에스티엑스(STX·23.49%), 현대차(21.05%), 오씨아이(OCI·20.94%), 현대백화점(18.61%), 씨제이(CJ·17.47%) 차례였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엔 국내시장에서의 ‘일감 몰아주기’가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삼성의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13.68%지만 매출액에서 수출액을 제외하면 비중이 35.63%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10대 집단의 국내시장 내부거래 비중은 27.68%로, 수출액을 포함했을 때(13.2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삼성, 현대차, 엘지 등은 국외시장 매출이 많은 탓이다.
업종별로는 시스템통합(SI) 관리, 부동산(건물관리), 광고 등의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문제가 많아 보이는 업종과 회사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내부거래 공시대상에 매출액 이외 항목을 포함시키는 등 관련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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