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곳 지분 보유…11곳은 2년전 폐지·청산대상에 선정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무시…사업조정 방침과도 어긋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무시…사업조정 방침과도 어긋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면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출자회사에 대해서는 일체 손대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성 여부에 따라 출자 지분을 매각하는 등 민간에 사업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는데도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과는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엘에이치의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출자회사 현황을 보면, 엘에이치는 지난 2009년 10월 공사 통합 이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각각 출자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체 10곳과 사업관리회사 등 모두 26개 회사의 지분(158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출자회사는 공사가 시행하는 택지지구 등 사업터에서 민간기업과 손잡고 주택이나 상업시설 등의 개발과 분양·관리에 나선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다.
이 가운데는 지난 2009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출자회사 선진화 방안’에서 폐지·청산 대상으로 분류한 ㈜펜타포트개발(아산새도시), 메타폴리스(화성동탄), 스마트시티(대전엑스포) 등 11개 회사도 포함돼 있다. 당시 정부는 공기업 출자회사가 모기업 퇴직직원 인사 자리로 활용되고 투자재원이 낭비되는 등 방만 경영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미 설립 목적을 달성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11개 출자회사를 폐지·청산하도록 했다. 알파돔시티(판교새도시) 등 나머지 15개 회사에 대해서는 매각제한 등 사업협약을 이유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정리 대상인 출자회사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엘에이치의 이런 출자회사 운영은 공사 통합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 구조조정 방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는다. 엘에이치는 지난해부터 미착수 신규 사업지 138곳을 대상으로 사업조정에 들어가 최근까지 사업성이 없는 32곳의 지구 지정을 철회하거나 사업을 취소·축소하는 등 85곳의 조정을 끝냈다. 이에 따라 출자회사에 대해서도 지분 매각이나 통폐합 등 조정에 나서는 것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이들 부동산 개발사업 대부분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사업이 중단돼 있고 알파돔시티 등 5개 사업체는 지난 8월말 현재 토지대금 총 1조137억원을 연체하면서 부실화된 상태다.
엘에이치는 이에 대해 통합 이후에는 신규 출자사업에 나서지 않고 있고 청산·폐지 대상이었던 11개 회사 중 모닝브릿지와 레이크파크 등 2개 회사는 올해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 각각 청산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엘에이치 금융사업처 관계자는 “2개 회사에 이어 나머지 회사들도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대로 청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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