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정기 사장단 인사에 재계 관심 집중
승진은 ‘경영승계 작업 본격화’ 신호탄 의미
“반응 떠보는 중” 분석에 삼성 “확인 못해줘”
승진은 ‘경영승계 작업 본격화’ 신호탄 의미
“반응 떠보는 중” 분석에 삼성 “확인 못해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사장(최고운영책임자)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그를 정점으로 하는 경영권 승계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여겨지는 탓이다. 삼성그룹은 12월 초 이 사장을 포함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27일 삼성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이 삼성 안팎에 널리 퍼져있다. 이 사장이 이번 정기인사 때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이사로 등재될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삼성 관계자는 “부회장 승진이 확정적인 것처럼 얘기되고 있다”며 “공식 발표에 앞서 삼성 임직원과 재계의 반응을 떠보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올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 폭은 상당히 커질 수도 있다. 주요 경영진과 핵심 임원들을 ‘이재용 사람’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이 서초사옥에 주 2회씩 정기적으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져 왔다.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서두르기로 하고, 이 사장을 승진시켜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히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애플과의 특허공방 와중에 이 사장이 팀 쿡 애플 신임 회장을 공개적으로 만나 부품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사실이나,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이끌고 미소금융 홍보에 나서는 등 대외 활동을 강화해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은 또 구본무 엘지(LG)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예방하는 등 재계에서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재계에서도 승진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이 새판을 짜기에 적기”라며 “이번 인사는 3세 경영체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이재현 씨제이(CJ) 회장 등이 이미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재용·부진·서현 3남매간 지분 정리 및 그룹 분할 가능성이 대두하는 것도 승진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이 사장은 지난 1991년 23살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2003년 경영기획팀 상무를 거쳐 2007년 전무로 승진해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았다. 2009년엔 부사장으로 승진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앉았고, 지난해 누이동생 부진씨와 함께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 해마다 한 단계씩 승진하는 셈이다. 이번 인사에선 이 회장의 막내딸이자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인 서현씨의 사장 승진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이 그간 이렇다할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회장 승진에 대한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사장은 1990년대 말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 ‘이(e)-삼성’ 등 인터넷 쪽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삼성 쪽은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승진이 결정되면 안팎에서 어떻게 볼지를 점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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