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고려개발도 워크아웃…건설업계 또 줄도산 위기감

등록 2011-12-01 17:57수정 2011-12-01 21:05

100대 건설사 중 25곳 ‘PF덫’에 법정관리 신청 등 경영난
금융권 자금줄 죄고 주택경기 침체…업계 “심각한 상황”
최근 시공능력평가 40위권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건설업계가 또다시 줄도산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1일 대림산업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38위의 계열사 고려개발이 전날 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84년 역사의 임광토건(시공능력평가 40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불과 2주일 만이다.

이로써 100대 건설사 가운데 현재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을 받고 있거나 신청해 놓은 건설사는 모두 25곳으로 늘어났다.

고려개발은 임광토건과 마찬가지로 주력 사업분야인 토목공사 수주가 줄어들자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린 게 화근이 됐다. 이 회사는 경기 용인 성복 주택사업으로만 3600억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해주는 등 모두 3곳의 사업장에서 총 4551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섰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이 연기되면서 유동성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대림산업이 지난달 29일 500억원을 긴급 대여하는 등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중견 건설업체들이 모두 아파트를 지으려다 프로젝트파이낸싱에 발목이 잡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법정관리를 신청한 엘아이지건설, 동양건설산업 등도 시행사의 토지 매입을 위한 금융기관 대출을 지급보증했다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유동성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모하게 주택사업에 나선 중견 건설사의 책임 외에 금융기관이 거의 위험을 분담하지 않고 건설사만 모든 부담을 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구조의 문제점도 건설업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원래 프로젝트파이낸싱이란 위험이 큰 사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업주의 신용이나 담보가치보다는 특정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금융기관이 대출해주고 사업 수익금으로 돈을 돌려받는 금융기법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시공사의 지급보증에만 의존하는 사실상의 담보 대출로 변질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서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의 만기 연장에는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게 중견 건설사들한테 치명타로 작용했다. 고려개발의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용인 성복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의 경우 채권금융기관이 처음에는 4%대의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줬다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 15%에 이르는 고금리로 대출 조건을 바꿔 고려개발의 자금난을 가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시공능력평가 30위권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 잔액은 모두 36조2700억원에 이른다. 중견 건설사 대부분이 크고작은 ‘피에프 뇌관’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줄어들고 민간 주택경기도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형사처럼 국외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금융권이 무차별적으로 자금줄을 죈다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받는 건설사가 50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MB표 종편 동시 개국…여론·민주주의 대재앙 시작됐다
안철수연구소 ‘사회공헌팀’ 만든다
‘벤츠 여검사’ 의혹 규명, 특임검사에 맡겨
법륜 “더이상 안철수 멘토라 부르지말라”
“왕도 정년제가 필요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