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박
계약해지 운동 나설 계획
고객 불편에 현실성 의문
계약해지 운동 나설 계획
고객 불편에 현실성 의문
주유소 업계가 신용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관철시킨데 이어 주유업계까지 나서면서,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유소협회는 7일 “회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매달 카드사 하나씩을 선정해 돌아가며 계약 해지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유소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5%다. 이를 1%까지 낮춰달라는 것이 주유소업계의 요구다. 유류세가 판매가의 5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주유소가 부담하는 실질 카드수수료율이 3% 수준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협회는 지난달 19일부터 협회 누리집과 지회를 통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위한 카드 가맹점 해지 동참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응답 회원 2169명 가운데 2046명(94.3%)이 찬성표를 던졌다. 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사장들에게 가맹점 계약 해지를 강요할 순 없지만 자발적으로 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유소 업계의 가맹점 계약 해지가 실제로 확산될 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유소 업종의 특성상 전체 매출 중 카드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객들이 여러 장의 카드를 쓰기보다는 리터당 60~80원의 주유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 하나를 집중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출하락과 고객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자발적으로 가맹점 계약 해지에 동참할 주유소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주유소에 적용되고 있는 수수료율이 최저 수준인 1.5%라는 사실도 주유소 업계의 입지를 좁게 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주유소는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분류돼 수수료율이 이미 전 가맹점 업종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현대자동차가 요구했던 때와 달리 카드업계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이승준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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