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해외법인장회의 이례적 참석
“위기 언제든 재현” 내실 주문
“위기 언제든 재현” 내실 주문
“상황을 직시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라.”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 참석해 해외주재 임원들에게 긴장감 유지와 내실 강화를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회의 뒤 “2012년도 경영환경을 진단하고,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시장 대처 방안·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수요 둔화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법인장 회의는 정의선 부회장이 주재했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정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자동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위기는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며 “세계 경제 추이를 볼 때 어느 누구도 미래를 자신할 수 없다. 상황을 직시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의 언급은 세계 경제 침체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내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임원들과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에 딸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11일 내놓은 보고서는 “올해 유럽의 자동차 판매는 1520만대로 지난해보다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악화되고 서유럽 주요국들도 재정난에 긴축정책을 펴면서 좀처럼 회복 기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회의에서 중소형차의 강점을 내세워 유럽 등의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 각국의 소비자들이 중·소형차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아이(i)20·아이(i)30 등 중·소형차를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각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고 회의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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