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권의 대규모 주거단지인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은 일반 분양물량의 82%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지에스건설 제공
편리한 교통·중소형 설계 장점
미사지구, 주변시세 70%대 유리
왕십리·송도는 `미래가치’ 변수
미사지구, 주변시세 70%대 유리
왕십리·송도는 `미래가치’ 변수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뼈대로 한 정부의 ‘12·7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대책 발표 직후 은평구에서 분양된 ‘응암 힐스테이트’가 3순위에서 무더기 미달됐고 수도권 일대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 선보이는 3곳의 분양 물량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송도 국제업무구역, 하남미사지구가 주인공으로, 이들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비강남권 분양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지역 분양이 올겨울 비강남권 주택시장의 명암을 가르는 ‘시금석’인 셈이다.
■ 노른자위 세곳 이달 중순 나란히 선보여 지에스(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공동으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에서 처음 일반분양에 나선다. 왕십리뉴타운 2구역에 짓는 지상 25층 14개동 규모‘텐즈힐’ 1148가구 가운데 조합원 몫을 뺀 전용면적 55~157㎡ 512가구를 내놓는다. 본보기집은 16일 연다.
왕십리뉴타운 텐즈힐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온 단지로 꼽힌다.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1·2호선 신설동역, 2·6호선 신당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대단지로, 도심과 가깝고 대중교통 여건이 뛰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뉴타운 안에 초·고교가 각 1곳씩 설립될 계획이고 인근에 무학초, 무학여고, 성동고(자율형공립고), 한대부고(자율형사립고) 등이 위치해 있어 교육환경도 우수한 편이다. 앞으로 왕십리뉴타운 1구역(1702가구)과 인근 3구역(2101가구)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약 4951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포스코건설도 1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마케팅센터에서 ‘송도 더샵 그린워크’ 아파트의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나선다. 송도국제업무단지(IBD) D11·D16블록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24~33층 6개동, 1401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이 전체 물량의 76%를 차지한다. D16블록 전용 59~101㎡ 736가구를 먼저 분양하고, 연이어 D11블록 66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애초 중대형·타워형 위주로 아파트를 설계했다가 달라진 시장 흐름과 수요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중소형·판상형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 성재호 분양소장은 “주택형을 중대형에서 중소형 위주로 다운사이징하고, 발코니 등 활용 공간의 기능성을 크게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인 하남미사지구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26일부터 보금자리 분양주택 전용 59~84㎡ 1688가구에 대해 처음 본청약에 들어간다. 사전예약 물량을 뺀 689가구로, A9블록과 A15블록 등 2개 블록에서 공급된다. 하남미사지구는 서울과 가까운 마지막 한강변 대단지로 꼽히는 곳으로, 강동구와 경계를 이루면서 올림픽대로, 경춘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을 이용하기 좋다.
■ 분양값 경쟁력이 청약판도 변수 12월 분양시장의 ‘삼두마차’ 격인 세곳의 청약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분양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불투명한 주택시장 전망으로 대부분 소비자들이 눈에 보이는 주변시세 대비 분양값을 구매 여부의 최우선 조건으로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하남미사지구가 무난하게 인기를 모을 것으로 유력시된다.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분양값은 3.3㎡당 837만~970만원으로, 전용면적 84㎡형 기준층 가격이 3억3180만원 선이다. 인근 풍산동 ‘아이파크’ 전용 84㎡의 실거래값이 4억6900만~4억7400만원 선이어서, 미사지구 분양값은 주변시세의 70%대 정도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의 청약률은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더샵 그린워크는 분양값이 3.3㎡당 1200만원 미만으로, 전용 84㎡의 경우 3억8000만~4억원 선이다. 이는 송도동의 3.3㎡당 평균시세(국민은행 조사 기준)인 1272만원에 견줘 조금 낮은 편이지만 수요자들로서는 최근 시장상황을 볼 때 아쉬움도 느낄 만한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단지가 송도 안에서도 편의시설, 교육여건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국제업무단지에 속해 있는 만큼 수요자들이 송도의 미래가치를 어떻게 보느냐를 청약률의 핵심 변수로 꼽고 있다.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의 분양값은 3.3㎡당 1700만~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행당동 한진 등 대단지 아파트의 전용 85㎡ 시세가 3.3㎡당 1600만원대인 것에 견줘 다소 높은 편이지만 텐즈힐이 지역 내 ‘랜드마크’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정이 다르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현지 ㄷ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도심지역 첫 뉴타운으로 상징성이 있고 위치나 규모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주변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하남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엘에이치 제공하남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엘에이치 제공
송도국제업무단지 더샵 그린워크 포스코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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