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원 대상 이례적
업계에 확산 여부 ‘주목’
업계에 확산 여부 ‘주목’
홈플러스는 13일 국내 유통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직원 정년을 55살에서 60살로 5년 연장했다. 기존에 몇몇 정년 연장 사례는 있었으나 직군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의 정년을 5년 연장한다는 파격적인 조처는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계약직으로라도 더 일하고 싶다는 직원들이 많아 정년 자체를 연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정년 연장은 2008년부터 50~65살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해온 ‘실버 채용’이 바탕이 됐다. 실버 채용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의 숙련도와 만족도가 높아 회사와 직원 양쪽으로부터 ‘윈윈’이란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김영호 홈플러스 기업문화팀 부장은 “별도로 고령자 채용도 하는데 기존 직원들 정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서 훈련하는 데 3~6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숙련된 기존 직원들을 활용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비용 부담이라는 변수를 계산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번 정년 연장 제도 적용을 받는 직원은 내년에만 200여명에 이른다. 5년 안에 퇴직이 다가오는 50살 이상 직원은 전체 2만1000명 중 2000여명이다. 홈플러스는 “비용 부담이 커지지만, 숙련도 높은 직원 활용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감안하면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2년 이상 근무한 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는데, 매장에서 일하는 여성 사원이 주류를 이룬다.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본격화하면서 사회적으로 정년 연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이런 조처는 국내 기업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정년을 56살에서 58살로 늘렸으며, 지에스(GS)칼텍스도 지난 4월에 정년을 내년부터 58살에서 60살로 연장했다. 두 회사 모두 임금피크제를 동반했다. 하지만 사무직의 경우에는 임원이 못 되면 정년 이전에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년 연장 제도 혜택을 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주요 적용 대상은 일선 매장 직원일 것으로 보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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