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규제완화 기대감
집주인, 매물 거둬들여
집주인, 매물 거둬들여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뼈대로 한 정부의 ‘1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재건축 주택시장에서 매물의 호가만 뛰어오른 채 거래는 끊어지는 ‘거래공백’ 현상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와 일선 중개사무소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 대책이 발표된 이후 매도 호가 급등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발을 빼면서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 거래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중개사무소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더 안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라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1~4단지의 경우 최근 일주일 새 주택형에 따라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으나 거래는 뚝 끊어졌다. 현지 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50㎡형은 대책 이전보다 2000만원 오른 7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수자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면서 “대책이 발표된 당일에 일부 거래가 이뤄진 사례가 있을 뿐 매도, 매수자들의 희망 매맷값 차이가 벌어지면서 거래가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영의 경우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날일 지난 8일 서울시 도시계획의원회의 용적률 상향 결정이 이뤄지면서 호가가 급등했으나 거래량은 늘지 않고 있다. 이달 초까지 5억원을 밑돌던 가락시영1차 42㎡의 매도 호가는 일주일 새 최대 6000만원까지 올라 현재 5억2000만~5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는 것은, 이번 대책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만일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택경기 활성화에 ‘다걸기’하는 정부의 태도가 집부자들한테 ‘급히 처분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이번 대책으로 강남 3구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투기지역’ 해제까지 기대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면서 “종전의 대책 발표 때보다 거래공백 현상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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