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원전1호기 이어 하룻만에
한수원 “터빈발전기에 과전압”
예비율 한때 8%…수급 불안
한수원 “터빈발전기에 과전압”
예비율 한때 8%…수급 불안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고장으로 원전의 안전성과 겨울철 전력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95만㎾)가 14일 아침 8시36분께 멈춰서며 발전이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터빈발전기에 과전압이 걸려 보호계전기가 동작하면서 발전이 정지됐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방사능 유출은 없고, 과전압 등의 원인은 좀더 조사를 해야 한다”며 “발전 재개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고리 원전 정지는 전날 저녁 8시께 경북 울진군의 울진 원전 1호기(100만㎾)가 정지된 지 12시간여 만에 일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오전 한때 전력예비율이 올겨울 최저치인 8%(약 640만㎾)까지 내려갔다. 전력예비율은 5%가 한계선이다. 전력예비율은 특히 1월 중순 100만㎾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수급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체 원전 21기 가운데 현재 정비와 고장으로 정지된 원전은 두 사고 원전과 계획정비에 들어간 울진 4·5호기, 월성 4호기를 합쳐 모두 5기이며, 이들의 발전용량은 460만㎾에 이른다.
잦은 고장 등으로 인한 안전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울진 원전 4호기(100만㎾급)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과정에서 증기발생기에 연결된 전열관 가운데 3800여개가 부식되거나 균열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원전 6호기(100만㎾급)의 원자로 냉각재 펌프를 구성하는 과전류보호계전기 교체작업 중 오작동으로 가동이 사흘 동안 중단됐다. 앞서 지난 4월 고리 원전 3·4호기도 작업자의 실수로 외부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아찔한 사고가 났다. 최근엔 이들 원전의 터빈 계통의 주요 기기인 터빈밸브작동기에 중고 부품이 쓰인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지식경제부는 “예비전력이 500만㎾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으로 전력수급에 이상은 없으며, 겨울철 전력수급대책에 따라 예비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원전별로 설비와 운영 실태에 대한 특별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승준 류이근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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