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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형건물 실내온도 20도 맞추려 ‘끙끙’
영세업체들 “장사 안되는데…” 불만

등록 2011-12-15 20:44수정 2011-12-15 21:55

겨울철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전력 수급 상황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에너지 사용 제한 단속 시행 첫날인 15일 오전 지식경제부와 서울시, 에너지시민연대 등 합동단속반이 서울 명동의 한 호텔 1층에서 실내 온도를 전자온도계로 재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겨울철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전력 수급 상황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에너지 사용 제한 단속 시행 첫날인 15일 오전 지식경제부와 서울시, 에너지시민연대 등 합동단속반이 서울 명동의 한 호텔 1층에서 실내 온도를 전자온도계로 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0% 의무절전’ 단속 첫날 표정
공공기관 1만9천곳 절전 참여
네온사인 꺼야하는 업소 반발
정부 “전력난 피하려면 불가피”
영하 5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 15일 오전 11시 서울 도심의 한 백화점 5층. 중구청 공무원 손에 들린 전자온도계의 액정에 ‘21.5’란 숫자가 떴다. 지식경제부와 서울시·중구청 합동단속반 관계자는 “기준 온도 20도에서 허용범위인 0.5도를 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경고장 발부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측정했을 때 20도였는데 조명 아래서 단속반과 3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린 상태에서 측정하니 차이가 난다”며 “정부 시책에 따라 전력 피크(최고 사용) 시간대(오전 10시~낮 12시)에 맞춰 난방·공기조절기 시스템을 껐다”고 해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난방을 켰을 때 20도가 넘으면 단속 대상이지만 이 경우(난방을 끈 경우)는 아니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백화점을 찾은 한 60대 여성은 “평소보다 백화점이 좀 쌀쌀한데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정부의 겨울철 전력 비상수급대책에 따른 ‘에너지 사용제한 위반시설’ 단속 첫날 주요 공공기관들이 피크 시간대 난방기 가동을 멈추고 절전에 들어갔으나 연말 대목을 맞은 사업장 곳곳에서 단속반과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주요 백화점과 호텔, 업무용 빌딩은 실내온도를 20도에 맞추려 자구 노력을 기울였으나, 오후 5~7시 네온사인 조명을 꺼야 하는 노래방과 피시방, 주점 등은 답답한 속내를 비쳤다. 전국에 네온사인은 약 22만개로 전체 간판의 4.4%밖에 안 되지만 지경부는 “네온사인이 일반 간판보다 전력 소비가 8배나 많기 때문에 규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국에 있는 네온사인을 방침대로 절전할 경우 100만㎾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저녁 서울만 해도 디브이디(DVD)방·사우나·식당 등에 수십장의 경고장이 발부됐다. 중구 북창동의 한 2층짜리 식당 주인은 경고장에 서명을 하면서 “2층에는 별다른 조명도 없어 네온사인이라도 켜야 하는데 연말에 이렇게 하면 영업이 잘되겠느냐”고 단속반에게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는 노래방, 단란주점 등 영세 유흥업소가 겪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전력대란을 피하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강제력 있는 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서가람 지경부 에너지절약협력과장은 “생업과 관련된 측면도 있지만, 전력대란을 피하려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주요 공공기관들은 대체로 정부 시책을 따랐다.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하루 두 차례 난방기 가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1만9000곳은 지난 5일부터 10% 절전 운동에 참여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도 피크 시간대에 난방기 사용을 일시 중단하거나 네온사인 간판조명을 껐다.

이번 대책은 전력소비량이 100㎾ 이상 1000㎾ 미만인 중대형 건물을 대상으로 겨울철 비상수급기간(12월5일~내년 2월29일) 동안 실내 난방온도 20도 이하 유지와 네온사인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어기면 첫번째는 경고, 두번째부터 50만~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날 합동단속반이 찾은 백화점과 호텔 등은 1층 로비의 경우 17~18도, 중간층은 20~22도 안팎을 유지했다. 모두 피크시간대 1시간 전부터 난방을 끄고 단속에 대비했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현대·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저녁 7시 이후에 점등하기로 했다.


정부는 1월 2~3주 예비전력이 ‘비상’ 상황(400만㎾ 이하)인 53만㎾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전력 수요 쪽 대책으로 절전 조처를 내놨지만, 최근 원전의 잇따른 가동 중단 등 공급 쪽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해 전력 수급 불안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에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날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전력수급 비상점검 대책회의를 열어 “겨울철 전력사고에 대해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국민들도 절전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승준 류이근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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