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 기상도는 지방권에 햇살이 뜨거웠던 반면 수도권은 잔뜩 흐리고 비가 내린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 강북권과 새도시 등 수도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곳곳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통계로 본 2011년 부동산 시장
수도권 물량 2만가구 감소…서울·경기 전셋값 13~16%↑
지방은 ‘청약과열’로 매맷값 상승해 서민들 ‘이중고’ 겪어
수도권 물량 2만가구 감소…서울·경기 전셋값 13~16%↑
지방은 ‘청약과열’로 매맷값 상승해 서민들 ‘이중고’ 겪어
올해 부동산시장은 사상 유례없는 전세난이 시장을 덮치고 수도권과 지방의 체감경기 온도차가 커지는 등 어느 해보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집 없는 서민들은 뛰어오른 전셋값에 허리가 휘었고 주택 소유자들은 거래 위축으로 제때 집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하지 못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사다난했던 올해 부동산시장을 주요 통계로 되짚어본다.
■ 아파트, 지방 웃고 수도권 울고 국민은행 집계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지방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지난해 말 대비 11월까지 매맷값이 9.4%, 전셋값이 16.1% 상승했다. 지방 대도시 가운데는 부산(22.0%), 광주(23.9%), 대전(19.3%)의 매맷값이 많이 뛰었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세계 금융위기와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요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올 한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0.3% 떨어졌고, 경기도는 1.7% 오르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실질적인 하락이다. 하지만 수도권 전셋값은 서울 13.6%, 인천 4.9%, 경기 16.9% 각각 올라 무주택 서민들의 가계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해 말 44.4%에서 올해 11월에는 50.8%로 껑충 뛰었다.
올해 전세난이 심화된 것은 주택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올해 전국 주택 입주물량은 33만5000가구로 지난해에 견줘 8000가구가 줄어들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12만1000가구에 그쳐 지난해보다 2만1000가구나 감소했다.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의 특징은 지방과 수도권의 엇갈린 명암이다.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는 청약과열 현상이 빚어지면서 1순위 마감되는 사례가 많았고 수도권은 반대로 미분양이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주택 수요층의 소비심리 변화도 눈에 띄었다. 경기 침체와 1~2인 가구의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중소형 주택에 대한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체 아파트 공급물량의 80%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집계한 올해 아파트 공급물량은 23만1000여가구에 이른다.
■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인기 투자 상품의 성격이 강해 부동산경기 전망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재건축 시장은 올 한해 영향을 끼친 변수가 많아 가격 등락이 심했다. 상반기에는 매맷값이 보합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내림세를 거듭하며 추락했다.
그러다가 이달 초 서울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재건축초과이익금 부과 2년간 유예 등을 뼈대로 한 정부의 ‘1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는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뛰기도 했다. 그러나 올 한해 재건축 아파트값은 마이너스로 마무리됐다. ‘부동산114’ 집계로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맷값은 4.51% 떨어졌고 수도권은 3.9% 하락했다. 내년에도 쉽게 회복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시장 장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지속적인 주택담보대출 규제,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아파트에 견줘 활기를 띠었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저렴한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시장에 몰렸다.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과 판교·광교 등 주요 새도시에서 나오는 대로 팔려나갔고 배후 가구수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주상복합·오피스텔에 딸린 상가도 인기 지역을 위주로 꾸준히 관심을 끌었다. 올해 땅값은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10월 현재 전국 땅값은 지난해 12월 대비 0.97%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던 땅값은 올해부터는 소폭이지만 오름세로 돌아선 게 눈에 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0.89%, 경기가 1.21% 각각 상승했고 지방에서는 경남이 1.30%, 강원이 1.06% 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올해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아파트에 견줘 활기를 띠었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저렴한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시장에 몰렸다.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과 판교·광교 등 주요 새도시에서 나오는 대로 팔려나갔고 배후 가구수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주상복합·오피스텔에 딸린 상가도 인기 지역을 위주로 꾸준히 관심을 끌었다. 올해 땅값은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10월 현재 전국 땅값은 지난해 12월 대비 0.97%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던 땅값은 올해부터는 소폭이지만 오름세로 돌아선 게 눈에 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0.89%, 경기가 1.21% 각각 상승했고 지방에서는 경남이 1.30%, 강원이 1.06% 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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