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가보다 30~40원 싼값
자영주유소들 반발도 거세
농협 NH 신용카드 결제거부
자영주유소들 반발도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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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름값 인하 대책의 하나로 추진해온 ‘알뜰주유소’가 두 차례 유찰되는 우여곡절 끝에 지에스(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지식경제부는 21일 알뜰주유소 공급자 선정을 위한 3차 입찰에서 지에스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낙찰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내년까지 농협·이엑스(EX·셀프주유소)·자가폴 주유소 등 700개의 알뜰주유소를 운영하기로 하고, 이들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정유업체 선정 작업을 벌여왔다. 정부가 국내 정유사로부터 휘발유·경유 등을 대량으로 공동구매한 뒤 시중가보다 ℓ당 70~100원 싼값에 파는 게 알뜰주유소 사업의 취지다.
농협과 한국석유공사가 주관한 이날 입찰에는 에스케이(SK)에너지와 에쓰오일도 참여했다. 이번 입찰은 전국을 중부권·영남권·호남권으로 나눠 각 지역별로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남 여수에 정유시설이 있는 지에스칼텍스가 영남권과 호남권에, 충남 서산에 정유시설이 있는 현대오일뱅크가 중부권 알뜰주유소 기름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두 업체가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기름은 연간 140만㎘(전체의 4~5%)에 이를 전망이다.
공급업체는 선정했으나 실제 기름값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정유업체들의 기름 공급가가 비싸졌다. 낙찰가격은 두 차례 유찰을 거치며 정부가 1·2차에 제시한 액수에 못 미치는 시중가보다 ℓ당 30~40원 정도 싼 가격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오늘 낙찰가격에 알뜰주유소를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인건비를 줄이고 사은품 증정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주변 주유소보다 최고 100원 정도 싸게 기름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주유소 주변 자영주유소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에만 싼 가격에 기름이 공급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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