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2조 증가…연체율 1% 넘어
올해 들어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연체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지난달 말 157조9000억원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올 들어 11월까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12조3000억원(8.4%)으로 지난해 연간 증가분(5조3000억원)의 2.3배에 이른다. 올해 대출은 상반기보다 하반기(8조원)에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현재 1.06%로, 5월 말(1.22%) 이후 처음으로 다시 1%를 넘어섰다. 자영업자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9월 말 기준 0.99%로 지난해 말 0.92%에 비해 상승했다.
가계부채와 비교한 지표는 양과 질 두가지 면에서 모두 좋지 않았다. 대출 증가율이 가계대출 5.4%보다 훨씬 가파른 가운데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은 가계대출에 견줘 0.3%포인트가량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과 조기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46~1965년에 출생한 사람들)가 창업에 뛰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자영업자 수는 13만명 넘게 늘었다. 최근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인이 아닌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된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465조2000억원)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달했다.
내년 경기 둔화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성원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현재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비율은 상반기와 견줘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대출 증가세와 건전성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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