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항공사 포함 국내기업 7곳 허용량 확정
국내 항공사는 물론 전용기를 운영하는 대기업들도 올해부터 유럽연합(EU)에 온실가스 배출 부담금을 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엘지(LG)전자, 에스케이(SK)텔레콤, 한화 등 국내 기업 7곳에 탄소배출 허용량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보내왔다. 유럽연합이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의 반발에도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항공업계로 확대한 데 따른 조처다. 탄소배출거래제란 국가나 기업별로 탄소배출량을 미리 정해 허용치보다 초과하면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이를 사도록 하고 남는 분량은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팔게 하는 제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배출 허용치는 1차적으로 205만CO₂·t과 78만3000CO₂·t으로 정해졌는데 2013~2020년에는 각각 연 194만CO₂·t과 74만5000CO₂·t으로 줄어든다. 초과 배출한 탄소량은 1년 단위로 계산되며, 항공사는 상한선을 초과할 경우 내년 4월30일까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국내 항공업계는 허용치를 5~6%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친환경 항공기를 유럽 노선에 우선 배치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로 국내 항공업계의 추가 부담은 올해 60억원, 내년 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삼성 등 국내 기업 7곳은 유럽연합이 전용기를 보유한 일반 기업에까지 탄소배출거래제를 적용해 당황한 기색이다. 이들은 그룹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출장 때 유럽으로 연간 2~3회 비즈니스 제트기를 운항한다. 유럽 지역 운항이 상대적으로 많은 삼성테크윈의 허용치는 올해 25CO₂·t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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