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들여 전면수리 한 지 6개월만에…
경북 경주의 월성 원전 1호기(68만㎾)가 부품 고장으로 가동이 정지됐다. 오는 11월 30년 설계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는 30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2년3개월에 걸친 전면 수리 이후 재가동 6개월 만에 고장난 것이어서 안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12일 “원성 1호기가 원자로냉각재펌프 4대 중 1대의 온도감지장치가 오작동을 해 오늘 새벽 4시24분께 자동정지됐다”며 “방사능 누출은 없고 절차를 거쳐 2~3일 내에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로냉각재펌프는 원자로의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순환시키는 장치로 일정 온도 이상으로 열이 발생할 경우 원자로 가동이 정지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실제로 온도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단순한 부품 이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30년 설계수명을 다해가는 국내에서 둘째로 오래된 원전이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수명 연장 심사를 받고 있다. 지경부와 한수원은 안전성 검사를 거쳐 문제가 없다면 월성 1호기 가동을 10년 연장할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내 “월성 1호기가 이번 사고까지 30년 동안 기계와 부품의 결함 등으로 방사능 누출과 냉각재 누출, 원자로 가동 중지 등 51번이나 고장·사고를 기록했다”며 “그동안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이 폐로할 것을 요구했는데 정부가 지난해 7월 무리하게 재가동을 했고, 그 결과가 오늘 정지 사고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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