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온난화탓 인삼재배지 ‘북상’…속타는 농가들

등록 2012-01-18 21:13수정 2012-01-18 21:50

인삼은 높은 온도와 습도를 싫어하는데, 기후 변화 때문에 우리나라 인삼 재배 농가들이 마땅한 경작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경북 영주시 인삼밭 겨울 풍경.  영주시 제공
인삼은 높은 온도와 습도를 싫어하는데, 기후 변화 때문에 우리나라 인삼 재배 농가들이 마땅한 경작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경북 영주시 인삼밭 겨울 풍경. 영주시 제공
최근 폭우 등 온난화 피해로 4년새 단위당 생산량 19%↓
새 경작지 3년전부터 감소세

인삼, 높은 습도·온도에 민감 수확뒤 같은 땅서 재배 못해
논·민통선·산간지대 등 개발

“장마로 뿌리가 썩더니 곧이어 폭염이 와 잎이 다 탔죠.”

전라북도와 충청도 일대에서 인삼농사를 짓는 김지중(58)씨는 지난여름 긴 장마와 이내 찾아온 더위로 인삼 뿌리가 썩고 잎이 마르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날씨 때문에 수확량이 10% 이상 줄었다”며 “인삼 재배 농가들이 기후 변화로 근심이 깊다”고 말했다.

인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달라진 기후 때문에 인삼 재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배 농가들은 특히 마땅한 경작지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인삼은 높은 습도와 온도를 싫어하고 외부 환경에 민감한 작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줄고 있다. 기후 온난화와 이에 따른 이상기후 때문이다. 한국인삼공사 계약 재배지의 단위면적(1000㎡·약 300평)당 생산량은 2008년 684㎏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는 2008년보다 19.3% 줄어든 552㎏에 그쳤다.

전체적인 인삼 재배 면적은 증가하고 있다. 배수 문제로 기피했던 논 등으로 경작지를 확대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삼공사는 최근 몇년 사이 밭작물인 인삼을 경기도 이천·여주 일대 논에서 재배하고 있다. 단위면적당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을 전체 경작면적을 늘림으로써 보충하고 있는 셈이다. 목성준 한국인삼공사 원료자문위원은 “예년에는 온도가 높아 피해가 많았고, 최근 2년 동안은 폭우로 일조량이 적어 피해를 봤다”며 “줄어드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인삼경작 면적 추이/단위면적당 인삼 생산량 추이
신규 인삼경작 면적 추이/단위면적당 인삼 생산량 추이
이상기후뿐 아니다. 인삼은 한번 재배한 땅에 5~10년 동안 다시 심을 수 없다. 땅의 영양분이 고갈되고 인삼에만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번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경작지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신규 경작지는 2009년부터 감소 추세다. 2008년 5263㏊였던 신규 경작지는 2010년 3372㏊로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에 걸쳐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달 19일 열린 전국 인삼연구자 협의회에서도 주요 화두는 연작제한과 재배예정지 축소였다. 박찬수 한국인삼공사 연구개발(R&D)본부 천연물자원연구소 박사는 “이상기후와 재배지 고갈처럼 외부 환경이 안 좋더라도 기술력을 각 지역에 맞게 활용해 재배지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삼공사는 새 경작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날씨가 서늘한 북부지역과 산간지대가 주요 대상이다. 과거에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과 그 인근 지역을 재배지로 집중 개발하고 있다. 공사는 2000년부터 백령도·파주 일대 민통선 지역을 경작지로 개발해 인삼을 재배중이다. 8월 평균기온이 24~25도인데다 서리 없는 기간이 180일 이상의 기후로 인삼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해에는 강원도 정선·평창 일대 6500㏊를 개발했고, 올해 경북 산간지대와 강원 철원 등지의 재배지 추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