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효율등급제 시행…EU, 등급없을땐 수입금지
회전저항·젖은노면 제동력 평가…신제품 개발 박차
회전저항·젖은노면 제동력 평가…신제품 개발 박차
타이어도 친환경·연비 경쟁? 오는 12월로 예정된 ‘타이어 효율 등급제’ 의무 시행을 앞두고, 주요 타이어업체들이 자동차 연비를 향상시키는 친환경·고연비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타이어 효율 등급제는 회전 저항 계수와 젖은 노면 제동력을 기준으로 타이어의 에너지 효율을 1~5등급으로 분류해 표시하는 제도이다. 자동차·냉장고·세탁기 등에 붙이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딱지를 타이어에도 붙이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소비자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타이어의 회전 저항이 10% 감소하면 자동차 연비가 1.74%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어업체들은 등급제 시행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에너지 효율 등급에 따라 상품 이미지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타이어는 “1등급과 5등급의 연비차이는 ℓ당 1.6㎞ 난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은 오는 11월부터 에너지 효율 등급 표시를 하지 않은 타이어 수입을 금지할 방침이다. 유럽연합은 국내 타이어의 수출량 가운데 28%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미국과 일본도 비슷한 제도를 올해 시행할 계획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타이어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5일 ‘앙프랑 에코’(왼쪽 사진)를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해, 회전 저항 계수에서 1등급을 받았다. 2년여의 개발과정을 거친 앙프랑 에코는 일본에서도 회전 저항 부문에서 최고 등급(AAA)을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이 제품을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금호와 넥센타이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출시한 ‘에코윙 올시즌’(오른쪽)을 앞세워 친환경·고효율 제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엔블루 에코’를 출시한 넥센타이어는 “엔블루 에코를 시작으로 미래시장을 선도할 친환경·고연비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업체도 곧 에너지 효율을 높인 신제품을 제출해 등급을 받을 계획이다. 이로써 타이어업체들은 앞으로 타이어 자체의 내구성·안전성·디자인 경쟁에 더해, 회전 저항 감소와 젖은 노면 제동력이란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게 됐다. 회전 저항이란 차 무게에 따른 노면 마찰이 일으키는 저항이다. 회전 저항을 낮추면 젖은 노면에서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져 미끄러짐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앙프랑 에코는 회전 저항 계수는 1등급을 받았지만, 젖은 노면 제동력은 3등급을 받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만 높일 경우 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품질 유지를 위해 제동력 기준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발열·회전저항이 낮고 마모가 적은 ‘실리카’를 개발에 적용하는 것은 같지만 구체적인 기술은 ‘대외비’다. 업체별로 친환경·고연비 타이어의 장점으로 5.5~16%의 연비 향상과 1년에 기름값 10만~20만원 절약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제품별로 다른 차급과 주행 속도를 기준으로 연비를 계산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지경부는 친환경·고연비 타이어 사용이 확대될 경우, 3년 기준으로 승용차 1대당 17만4000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 쪽에서 보면, 타이어 값 인상분 5만2000원을 고려해도 12만2000원 이익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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