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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내부거래땐 공시위반 다반사

등록 2012-02-08 22:23수정 2012-02-08 23:14

LS 22건·한화 18건·두산 7건 등 47건 적발
9억 과태료…전문가 “외부감사 강화해야”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에스앤씨(S&C)는 지난 2010년 3·4분기 한화건설과 544억원 규모의 통신자재와 용역을 납품하는 거래를 했다. 공정거래법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에 대해 의사회 의결과 공시를 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당시 의사회 의결은 없었고, 2분기가 끝나는 지난해 5월31일 공시해야 했으나 석달이 넘은 9월에야 공시를 했다.

엘에스(LS)그룹의 계열사인 자동차 내외장 보드 제조업체 리앤에스(Li&S)는 2010년 가온전선에 170억 상당의 차량 부직포 등의 상품 거래를 했으나 거래를 먼저 한 뒤에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 엘에스니꼬동제련은 금속 재활용 전문업체인 지알엠(GRM)의 유가증권(4차례 905억원)을 매입하며 공시를 하지 않았다. 두산베어스는 두산캐피털로부터 56억원을 차입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하지 않았고 공시도 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엘에스·한화·두산의 31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2008~2010년 사이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드러난 사례들이다. 최근 한화 사례로 불거진 대기업의 ‘불성실 공시’는 공정위 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공정위는 “3개 기업집단 전체 681건의 공시 대상 가운데 20개사에서 47건의 공시위반 행위를 적발해 9억1577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총수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과 법인)과 자금·자산·유가증권·상품·용역을 거래할 때 거래금액이 100억원을 넘거나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의 10% 이상일 때 의사회 의결과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점검을 받은 엘에스그룹의 위반건수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가 18건, 두산이 7건으로 뒤를 이었다. 과태료 부과 금액은 엘에스가 4억1000여만원, 한화가 4억6000여만원, 두산 3500만원이다. 유형별로는 이사회 미의결 14건, 주요내용 누락 12건, 지연공시 9건, 미의결·미공시 7건, 미공시 5건이었다.

기업들은 “규정이 자주 바뀌어 업무 담당자들의 실수가 있었다”거나 “소규모 비상장회사의 경우 별도의 담당인력이 없어 공시 업무에 미숙하다”고 해명하기 일쑤다. 실제로 이번 점검 결과 내부거래 공시를 위반한 기업 중 비상장회사의 위반 비율은 91.4%에 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부거래 감시와 시장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이사회는 경영을 감시하는 의무가 있는데 미의결 건수가 많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공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 예방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경제정책팀 부장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은 회사가 지배주주 몇명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은 회사의 경우 공시 업무 인력 부족 등의 한계가 있긴 하다”면서도 “외부 감사를 강화하거나 별도의 전문인력을 채용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업들이 과태료가 몇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용해 상습적으로 공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과태료 금액을 대폭 올리거나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오는 4월부터 대규모 내부거래의 공시 대상과 범위가 100억원에서 50억원 이상으로 확대돼 사회적 감시가 더욱 강화된다”며 “철저히 조사해 위반시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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