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서도 분양가를 할인해 파는 미분양 아파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미분양 주택을 계약할 때는 입지와 주변 거래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아이파크 조감도. 현대산업개발 제공
교통·교육·단지규모 따지고
혐오시설 여부도 확인해야
건설사 경영상태 점검필수
혐오시설 여부도 확인해야
건설사 경영상태 점검필수
이사철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가격 할인이라는 ‘최후 처방’에 나서고 있다. 분양가 할인에 들어간 업체들은 저마다 해당 지역에서 더이상 싼 분양값으로 아파트가 공급될 수 없으며, 입주가 이뤄지면 시세가 오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도 완공 뒤 상당기간 미분양 물량이 나올 수 있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따라서 소비자로서는 아무리 값이 싸더라도 꼼꼼히 따져본 뒤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분양가 할인 얼마나?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 아이파크’ 계약자들에게 이사비용 특별 지원금으로 1700만~2000만원을 제공한다. 또 기존 계약금 5%에 중도금 10%, 잔금 85% 등이었던 분양조건을 계약금 5%에 잔금 95%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기준층을 기준으로 전용 100㎡는 500만원대 후반, 116㎡는 600만원대 중반이면 계약이 가능하다. 지상 24층 7개 동에 전용 100~116㎡ 610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지하철3호선 삼송역이 가깝고 뉴코리아골프장, 북한산 국립공원, 공릉천 등이 인접해 있다.
서울시 산하 에스에이치(SH)공사도 가격할인 마케팅에 나섰다. 에스에이치공사는 신정3지구와 마천지구 아파트 미분양 가구를 특별선납할인 조건으로 선착순 분양한다. 아파트 분양대금을 한 번에 내면 최고 2000만원 가까이 할인해준다. 공사는 이들 미분양 가구의 분양대금(계약금 10%, 잔금 90%)을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모두 내면 신정3지구는 1632만원을, 마천지구는 1974만원을 잔금 납부 때 할인해 준다. 발코니 확장금액(신정3지구 87만원, 마천지구 98만원)도 무료다.
또 에스에이치공사는 은평뉴타운 계약자에 대해서도 선납할 경우 최대 6470만원의 할인해주고 발코니 확장도 무료로 해준다. 전용면적 101~166㎡ 중대형이 대상이다. 분양가는 101㎡ 중간층이 3.3㎡당 1370만원 선이다.
현대성우종합건설은 경기 김포시 ‘현대 성우오스타’를 최초 분양가에서 10%가량 내려 3.3㎡당 850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료 혜택까지 제공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101~131㎡ 465가구로 구성되며 5월 입주 예정이다. 단지 내 녹지율이 50% 이상이고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로 조성됐으며 보행자 통로가 김포대수로와 연결돼 있다.
■ ‘아는 만큼’ 보인다 괜찮은 미분양 아파트를 골라내기 위해서는 첫째로 입지가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분양 조건이 좋다 해도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단지는 주목을 끌기 어렵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해당 지역의 교통, 교육 여건, 생활편의시설, 개발 계획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먼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쉬운 곳이 공략 대상이다. 역세권 아파트는 집값 추이와 관계없이 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은 곳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가격 지지선이 두터워 좀처럼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규모는 400~500가구 정도나 그 이상인 곳이 무난하다. 단지 규모가 너무 작으면 인지도나 시세형성 면에서 불리하고 대단지에 견줘 임차·매매 수요가 적어 환금성도 떨어진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 차이, 분양가 할인비율, 해당 동네 아파트의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 층과 방향, 내부설계, 단지 내 배치 등도 확인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거래가 잘되는 주택형, 잘되지 않는 주택형이 있다. 단지 내 주택형 분포도와 주변 아파트 거래 현황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분양 아파트는 뭔가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주변에 혐오시설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공고상 주의사항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해당 단지의 동호인 인터넷 카페를 찾아 다른 계약자들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건설사의 경영상태, 신인도 등도 따져봐야 할 항목이다. 시행사나 건설업체가 부도나더라도 분양대금은 보호를 받지만 공사가 중단, 지연되면 자금이 묶여 마음고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현장 상담직원이 얘기하는 계약률은 믿지 않는 편이 낫다”며 “향후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입지, 개발호재, 브랜드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단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