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마흔살, 그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등록 2012-03-01 20:39수정 2012-06-12 16:28

척추고정기기를 생산하는 회사인 강앤박메디컬의 강지훈 대표가 자체 개발 제품을 설치한 척추모형을 바라보고 있다.  강앤박메디컬 제공
척추고정기기를 생산하는 회사인 강앤박메디컬의 강지훈 대표가 자체 개발 제품을 설치한 척추모형을 바라보고 있다. 강앤박메디컬 제공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 졸업생 강지훈씨
의료기 연구원·창업
학교서 경영 노하우 등 배워 작년 창업…
독일서 특별상20억 계약 맺고 수출 모색

먼 길을 돌아왔다. 10년간의 의료기기 연구원 생활 끝에 창업한 회사는 3년도 안 돼 무너졌고 어려운 시절을 거쳤다. 29일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받고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를 졸업한 강지훈 강앤박메디컬 대표는 “그게 다 지금을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마흔이 되는 그는 4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척추의료기기 생산 업체의 대표로 출발선에 다시 섰다.

 지난해 5월 회사를 창업한 그는 최근 대구에 사무실과 공장을 차리고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척추고정기기인 엑스-플렉스(EX-Flex)를 생산하고 있다. 체온 36.5도에서 애초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형상기억합금의 특성을 활용해 디스크 환자의 척추를 고정시키는 척추유합술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앞서 비슷한 제품을 개발한 국내 업체도 있지만 상용화되지 못하고, 국내 시장 대부분을 외국 업체의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기존의 척추유합술은 뼈에 구멍을 내고 나사못을 삽입하는데 수술시간과 재활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며 ”형상기억합금은 수술시간을 10~15분으로 단축하고 재활기간도 줄인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의 제품은 지난해 10월 독일 뉘른베르크 발명전시회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주목받았고,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받아야 할 시이(CE)마크도 획득했다.

 강앤박메디컬은 강 대표가 의료기기 영업 베테랑, 척추전문 의사들과 손잡고 자본금 3억원, 직원 4명으로 세운 회사다. 그동안 외국 제품을 수입하던 업체와 20억원어치의 공급 계약을 맺었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유럽, 동남아 수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척추 이외에 경추, 요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엑스-플렉스의 개발은 한차례 사업 실패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바탕이 됐다. 대학에서 생체재료공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딴 그는 원래 척추 관련 의료기기 회사의 연구원이었다. 그는 10여년의 연구원 생활을 중단하고 2005년 공조시스템을 생산하는 ‘휴니웰’을 창업했다. 하지만 전공과 거리가 있는 낯선 아이템인데다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2007년 말 결국 회사 문을 닫았다. 전세보증금을 빼 직원들의 밀린 월급 일부를 챙겨준 뒤 손에 남는 것은 없었다고 한다.

 재기를 꿈꾸던 그는 전공 분야인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으로 눈을 돌렸다. 2008년부터 의료기기 업체 연구소장, 식품의약품안전청 심사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원을 거치면서도 개인적으로 생체재료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 수입품을 대체하려던 국내 업체의 제안이 있었고,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만났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해 3월 시작한 창업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최근 212명의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강 대표는 “사관학교가 창업을 위한 사무실과 1억원의 개발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해외 연수를 통해 우수 기업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줬다”고 말했다. 일대일 맞춤교육과 선배들의 경영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사관학교를 통해 만난 멘토 기업 메타바이오메드도 재기에 큰 도움이 됐다. 개인적 열정과 창업사관학교의 지원이 맞아떨어져 새 사업을 일궈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강 대표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한차례 실패와 여러 곳을 거치며 배운 게 적지 않더라고요.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실패를 겪더라도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생일 친구집 300m 남기고…소녀들은 스러졌다
‘재산 29만원’ 전두환 일가, 씀씀이는 재벌 회장님
‘나꼼수 비키니 시위’ 이보경 기자도 대기발령
조여정 노출 심경 “담담하지 않다”
잘라진 금강산 길 앞에서 유아용 군복을 팔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