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전셋값 안정? 재계약 세입자 ‘속 모르는 소리’

등록 2012-03-11 21:37

2년전과 비교 서울 17%·경기 20%나 치솟아
재계약·신혼부부 부담 커져 외곽으로 떠밀려
경기 안양 평촌새도시 목련우성3단지 76㎡형에 사는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최근 집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집주인이 오는 6월 재계약을 앞두고 현재의 전세를 월세로 바꾸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4년 전 이 아파트를 1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했고 2년 전에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현재 시세가 1억8000만원으로 뛰어 김씨가 올려줘야 할 전세금 차액은 6000만원에 이른다. 김씨는 “월세를 내기는 빠듯한 살림이어서 감당하기 힘들고, 아이 둘이 있어 집을 줄여가기도 어렵다. 결국 빚을 내 주변 전셋집을 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6월초 결혼을 앞둔 강아무개씨는 한달 전부터 인터넷으로 서울시내 전셋집 매물정보를 샅샅이 검색해, 주말이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방문하고 있지만 여태 마땅한 신혼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맞벌이인 이 예비부부의 직장이 각각 종로와 용산이어서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이 쉬운 역세권을 찾고 있지만 도심에서 멀지 않은 역세권 아파트는 하나같이 전셋값이 비싼데다 매물도 귀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 도심에서 30~40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아파트는 방 2개짜리 전세금이 2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세가 꺾인 서울·수도권 전셋값이 봄 이사철에 접어든 3월에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강남과 강북 모두 뚜렷한 상승·하락이 없는 가운데 지난 한 주간(3월3~9일)에도 소폭 변동(-0.01%)에 그쳤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주 전셋값이 0.12% 떨어져 내림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와 신혼집이 필요한 예비 신혼부부들은 ‘전세시장 안정’을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이다. 2년 전 이맘때와 견줘보면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현재 서울지역 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 단독주택) 전셋값은 2010년 2월에 견줘 17%나 뛰어올랐다. 경기도는 20.3%, 수도권 전체로는 17.4%가 상승했다. 서울지역의 상승률은 그 이전 2년간(2008년 2월~2010년 2월) 상승률 7.4%과 비교해도 두배를 웃도는 수치다. 최근 2년간 전셋값이 사상 유례없이 뛰어오른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재계약이 닥친 세입자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지난 2년간의 전셋값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올 봄 전세시장은 지난해와 같은 전세난이 재발할 우려는 없는 대신 재계약 세입자와 신혼부부 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입주 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저렴한 김포, 파주 등 수도권 외곽으로 떠밀려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무주택 서민에게 제공하는 전세자금 보증액의 증가 추세를 보면 재계약에 따른 전셋값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주택금융공사의 월별 전세자금 보증액은 1조284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전세자금 보증액은 2010년 2월엔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무려 71.9%가 뛰었다.

최종훈, 이재명 기자 cjhoo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바보야 문제는 만화가 아니야
‘금갈치·시금치’ 서민들, 장보기 겁난다
“구럼비 바위 가치 없다? 잘못된 보고서 때문”
비타민제 복용할수록 ‘독’
‘자동차면허로 오토바이 몬다’는 옛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