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회를 열었다.
삼성·엘지, 콘텐츠 이동성↑
네이버 30G·다음 20G 제공
이통사, 서버 임대·구축 등
일반인·기업 대상 사업 후끈
네이버 30G·다음 20G 제공
이통사, 서버 임대·구축 등
일반인·기업 대상 사업 후끈
“우리는 피시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로 강등시킬 것이다. 디지털 삶의 중심인 디지털 허브를 클라우드로 옮기려 한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아이클라우드’(iCloud)를 소개하며, 개인용컴퓨터(PC)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실제로 정보기술(IT) 환경이 급변하면서 클라우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전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2010년 740억달러에서 지난해 890억달러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 기기 간 제약 허문 클라우드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상의 서버(컴퓨터)에 저장해놓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여러 기기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정보가 하나의 기기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구름처럼 떠 있는 가상의 공간에 담기고, 따라서 이용자들이 물리적인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구름’(Cloud)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같은 모바일 기기 이용이 증가하고 무선네트워크 환경이 조성돼 여러 디지털 기기를 시간이나 공간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도 데이터 관리 및 활용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 휴대전화·텔레비전 제조사도 가세
국내 스마트폰·텔레비전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인터넷포털들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은 지난달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으면 바로 피시에 등록되고, 서로 다른 기기로도 동영상 이어보기를 할 수 있는 ‘베가클라우드 라이브’ 서비스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도 최근 개인용컴퓨터·스마트폰·텔레비전·3차원 스마트폰 텔레비전의 콘텐츠 공유를 확대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이동성을 강화했다.
케이티(KT)·에스케이텔레콤(SKT)·엘지유플러스(LGU+) 등 이동통신 3사, 다음과 네이버 같은 인터넷포털들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케이티는 ‘유클라우드’란 이름으로 50기가바이트 용량을 준다. 엘지유플러스는 ‘유플러스박스’ 가입자들에게 15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자회사 에스케이플래닛은 ‘티클라우드’ 가입자에게 10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에스케이플래닛은 이달부터 메타정보만 저장해 대용량의 저장공간이 필요 없는 ‘스마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엔(N)드라이브’와 ‘다음클라우드’란 이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각 30기가바이트와 20기가바이트를 준다.
■ 기업 쪽 수요도 증가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일반 기업과 금융권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4월까지 서버 이전 비용과 이용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케이티는 지난해 기업을 대상으로 유클라우드 비즈 서비스 서버 임대 및 구축 사업을 시작하고, 지난달 들어서는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료를 대폭 낮췄다. 케이티는 “유클라우드 서버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이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마존 것의 절반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은 자회사 엔티에스(NTS)를 통해 여행사 하나투어와 손잡고, 올해 상반기부터 기업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가상화·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 브이엠웨어(VMware) 한국지사의 이효 기술총괄이사는 “경제 상황 악화로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정보기술 투자도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따지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이 서버 구축 등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반면, 정보가 집중된 탓에 보안은 취약하다는 우려섞인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집중된 정보에 보안 전문가와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관리와 보안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과, 한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어 위험이 크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는 “2015년까지 클라우드 보안시장이 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지난해 12월22일 회사 피시에 깔린 사무용 프로그램을 태블릿피시로 밖에서도 쓸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 앱’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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