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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맹희-건희 소송 본격 시동

등록 2012-03-18 16:05수정 2012-03-18 16:11

이맹희-이건희
이맹희-이건희
지난 16일 오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김포공항 입국장에 나타났다.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손을 잡고 걸어나온 이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띤 채 묵묵부답이었다. “열흘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던 삼성 쪽의 설명대로 이 회장은 아흐레 동안의 ‘미국 하와이 요양여행’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번 여행 때 하와이에서 큰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만나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철 전 삼성 회장(창업자)의 장남이자 이건희 회장의 큰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인 이숙희씨(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가 걸어온 유산소송과 하와이 방문이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맹희-건희 형제의 소송전에서 이인희 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회장의 이번 하와이 방문과 관련해 더 큰 관심사는 막내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의 회동 성사 여부다. 이명희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다. 이명희 회장은 이번 소송전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명희 회장은 소송 관련해 아직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이 전용기에서 내릴 즈음,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변호인단 선임 보도자료를 내놨다.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변호사 선임이 하와이 회동과 관련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의 하와이 방문에 대해 재계에선 ‘이 회장이 직접 움직였다는 건 소송이 (합의 등으로) 빨리 해결될 조짐’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형제들을 만나 원만한 소송 해결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귀국과 동시에 변호인단이 공개되면서 소송전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맹희 전 회장 쪽은 이보다 앞서 공세를 강화했다. 지난 15일 이맹희 전 회장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는 재판부에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자료 등을 증거로 신청했다. 소송을 시작할 당시 이건희 회장이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실명전환한 삼성전자 주식과 삼성에버랜드 명의로 전환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선 향후 추가 청구할 계획이라고 했었다. 화우 관계자는 “이번 증거신청은 청구취지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애초 7000억원대로 예상됐던 소송이 2조3000억~2조4000억원 규모로 커지게 됐다. 애초에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숙희씨 등이 추가 소송에 나설 가능성과 이맹희씨가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서도 소송을 확장한다는 것 등은 가정에 불과하다”고 말해왔다. 최소한 두가지 가정은 모두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건희 회장이 선임한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강용현·권순익, 법무법인 세종 소속의 윤재윤·오종한, 법무법인 원의 유선영·홍용호 변호사 등 6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건의 내용과 성격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전문 분야와 실무 역량을 고려해 소속 법무법인에 관계없이 개별적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쪽 변호인단과 관련해, 법조계에선 상속 소송보다 기업 인수합병(M&A)과 회사법 등에 전문적인 변호사가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사소송 전문가인 강용현 변호사를 제외하면, 윤재윤·유선영 변호사는 회사간 소송, 오종한·홍용호 변호사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더 전문적이라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삼성 쪽이 이번 소송을 단순한 상속권 소송이 아닌 기업지배와 관련된 소송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이 재판에서 질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흔들리게 된다.

법조계에선 이건희 회장 쪽 변호인단이 이맹희 전 회장 쪽에 견줘 다소 밀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화우 쪽에선 김대휘·유승남·윤병철 등 이력이 화려한 판사 출신의 변호사를 포함해 모두 14명의 변호사가 이번 소송에 투입됐다. 이에 대해 4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에 수백명의 법조인이 몸담고 있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법무팀 중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삼성그룹 소속 변호사들이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 쪽 변호인단 선임도 김상균 사장이 이끄는 삼성그룹 준법경영실에서 추천한 변호사들로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2004년 삼성에 영입됐다. 삼성에는 이밖에도 검사 출신, 김앤장 출신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거물급 법조인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다만, 이번 소송은 이건희 회장 개인에 대한 소송이므로 삼성 소속 변호사들이 공개적으로 전면에 나섰다가는 ‘배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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