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 출범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업서 전환
중소 사회적 기업 제품 우선구매

에스케이(SK)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이 ‘행복나래’란 이름의 사회적 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에스케이그룹은 지난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이 중소기업 영역 침범 논란을 빚자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는 20일 서울 서린동 에스케이그룹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회적 상생 차원에서 설립을 추진해온 행복나래가 최근 정관 개정 등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을 마무리짓고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행복나래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법적 요건을 갖춘 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엠알오 사업은 복사지·테이프, 상품포장용 비닐 등 기업의 직접 생산활동과 관련이 없지만 꼭 필요한 소모성 자재를 구매해 공급하는 사업으로,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대기업들이 직접 해왔다. 지난해 중소기업 영역 침범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불거지며 삼성과 한화 등은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엠알오 코리아를 운영하던 에스케이는 사회적 기업 전환으로 방향을 잡고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해왔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행복나래의 뼈대는 판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연간 수익금의 3분의 2를 나눔활동 등 사회적 공익 목적을 위해 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 선정 때 일반 기업체에 견줘 경쟁력이 낮은 사회적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인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약자기업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1500여개의 사회적 기업 가운데 납품 능력을 갖춘 50개를 골라 구매 계약 체결을 진행중”이라며 “지난해 수익금 5억7000여만원을 기부하기로 한 데 이어 앞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4명의 사외이사도 사회적 기업 전문가들로 채웠다. 행복나래는 ‘우선구매액’을 올해 70억원으로 시작해 2015년까지 190억원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최근 한부모가정, 고령자, 결혼 이주여성 등 1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다”며 “사회적 기업으로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도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만우 에스케이그룹 홍보담당 전무는 “행복나래는 대기업이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계열사를 통째로 사회적 기업화 했다는 점에서 사회책임경영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사회적 기업 확산과 육성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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