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라인 ‘우선협상도시’ 선정…내년말 생산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중국 산시(섬서)성 시안(서안)에 세우기로 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끄면 데이터를 상실하는 디(D)램과 달리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태블릿피시(PC) 등에 많이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22일 중국에 차세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건설을 위해 중국 산시(섬서)성 시안(서안)시를 우선협상도시로 선정하고 이달 중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공장의 중국 건립을 지식경제부에 신청해 지난 1월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시안시와 실무 협상을 끝낸 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 안에 공장 건설을 시작해 내년 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국 시안에 삼성의 낸드플래시 공장이 설립되면, 삼성의 두번째 외국 반도체 공장이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1996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이다. 중국에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닉스가 디(D)램 생산량의 절반을 중국 우시 공장에서 만들고 인텔이 지난 2010년부터 다롄 공장에서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고 있어, 삼성의 낸드플래시까지 포함하면 중국은 반도체 핵심 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국가가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안은 반도체 라인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산업용수와 전기 등 산업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들의 연구 거점과 유수의 대학들이 있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안 등 중국 서부지역에는 퀄컴·마이크로소프트(MS)·인텔·도시바·에이치티시(HTC)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이 줄줄이 가동 중이다.
아울러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중국 동부 해안지역은 이미 기업이 몰려있는데다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시안과 충칭 등 서부지역이 외자기업 및 공장의 부지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 진출이 결정된 뒤로 충칭 지역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제기돼왔지만, 최근 보시라이 충칭 당서기가 해임되는 등 정치적 혼란 때문에 충칭은 공장설립지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안 지역은 향후 삼성전자의 중국 서부 거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중국 서부에는 삼성전자의 판매·생산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계기로 시안이 삼성전자가 중국 서부지역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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