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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업 실패한 사람들의 ‘힐링캠프’ 가보니
“돈보다 중요한 ‘재기할 용기’ 다졌죠”

등록 2012-04-01 21:25수정 2012-04-01 22:54

지난 3월30일 경남 통영 죽도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죽도연수원에서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주재로, 개발원의 재기 프로그램인 ‘힐링 캠프’에 참여한 기업인들의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지난 3월30일 경남 통영 죽도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죽도연수원에서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주재로, 개발원의 재기 프로그램인 ‘힐링 캠프’에 참여한 기업인들의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경남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죽도. 국내 첫 실패 기업 재기 전문기관인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죽도연수원이 있는 섬의 풍광은 아름다웠다.

지난 3월31일 죽도연수원에서는 조촐한 수료식이 열렸다. 사업에 실패한 뒤 재기를 꿈꾸는 중소기업인 20명이 지난 3월5일 시작된 교육프로그램 ‘힐링 캠프’를 마무리 짓는 행사였다. 이들 기업인은 지식 기부자들로 이뤄진 강사진으로부터 심리치료 상담을 받고, 재창업 성공사례, 사업계획 수립 등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재기 의지를 다졌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가스제조판매 업체 엠에스코프(MS-Corp) 전원태 회장이 개인재산 3억원으로 들여 지난해 8월 설립했다. “가장 먹기 쉬운 게 나이고, 가장 먹기 어려운 게 마음이다. 돈을 잃고 마음까지 잃으면 재기할 수 없다.” 사업 실패로 상처입은 이들의 쉼터를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던 전 회장의 철학은 절절하다. 개발원은 지난해 11월 힐링캠프 1기 수료생 12명을 이미 배출한 바 있으며, 이번 2기 힐링캠프에 이어 올해 5월과 9월에도 두 차례 캠프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참가자격은 ‘중소기업 사업실패 경험’이며, 교육비는 무료다.

MS-Corp 전원태 회장 설립
국내 첫 ‘실패기업 전문기관’
수료생들 포부·어려움 밝혀

수료식 전날 밤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재기의 각오를 다졌다. 음식물 쓰레기처리 설비업체인 경기특장개발을 운영하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쪽의 시설 계약 중단으로 2010년 부도의 아픔을 맛본 이대규(54)씨는 “돈보다는 재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 입소했다”며 “연매출 1000억원을 이루는 글로벌 환경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기특장개발은 부도 직전까지 연매출 평균 100억원을 기록했던 업체다.

재기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은·주석 도금 업체를 운영하다 지난해 5월 부도를 낸 김정엽(51)씨는 “개인회생 절차 등으로 신용이 회복되더라도 금융채무불이행자 기록이 남아 재기에 필요한 대출과 보증을 받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탄탄한 사업계획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자성도 나왔다. 1기 수료생인 최봉석 남영기업 전무는 “작은 것부터 스스로 일궈 구체적인 사업 비전을 갖춰야 자금지원을 받고 나서도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재창업지원자금 200억원을 기업당 연간 30억원 한도로 대출해주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4월부터 재창업자금지원 업종과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은 기업을 키우는 데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재창업 중소기업과 같은)밑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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