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에 임시저장만
2016년 17대로 늘지만
국내 처리기술은 없어
2016년 17대로 늘지만
국내 처리기술은 없어
지난해 11월 울진 원자력발전소 4호기를 예방정비하는 과정에서 증기발생기 내부의 전열관 4000여개가 손상된 게 발견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손상된 증기발생기를 수리한 뒤 2013년에 앞당겨 교체하기로 했다.
증기발생기는 핵연료에서 나오는 열로 수증기를 만들어내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의 핵심부품이다. 핵연료에 직접 노출되지 않아 중·저준위 폐기물로 분류돼 있지만, 방사성 폐기물 가운데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 다음으로 오염도가 높은 폐기물로 알려졌다. 한 대 크기가 길이 20m, 지름 4.5m, 무게 300t에 이른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교체비용도 문제지만 증기발생기처럼 덩치가 큰 대형 폐기물들은 어떻게 관리할까?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대형 폐기물을 기존의 폐기물 저장고나 원전 안에 별도의 저장건물을 지어 ‘임시저장’하고 있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원전이 나이를 먹어가며 이러한 대형 폐기물들이 계속 쌓여 골치꺼리가 되고 있다.
2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고리1호기·월성1호기·울진2호기는 현재 5대의 폐 증기발생기를 보관하고 있다. 2016년까지 7대의 증기발생기와, 4대의 원자로헤드(원자로뚜껑·지름3~4m)도 전열관 압력관 등 부품 문제로 교체돼 임시저장고로 들어갈 예정이다. 고리1호기 폐 증기발생기의 경우, 1998년 교체된 뒤 14년째 고리본부 제4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모든 폐기물은 원전 부지 안에 보관하고 있고, 대형 폐기물 역시 규정대로 보관하고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폐기물이 계속 늘어가는 가운데 임시저장 외에 이들을 처리할 방안이나 계획이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은 최근 들어서야 대형 폐기물을 2014년 완공되는 경주방사성폐기물처리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폐기물 처리 경험이 없는데다, 국내에는 처리 기술을 가진 기관·업체도 없다. 2008년부터 지경부 의뢰로 대형 폐기물 처리 방안과 관련해 두차례 용역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내년까지 진행된다. 김정훈 의원은 “결국 해외 기술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대형 폐기물을 방사능 물질 제거·제염처리를 한 뒤 잘개 쪼개 부피를 줄여 처리하고, 미국과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게 원전 부지 안에 임시저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원전 운영을 꾸준히 살펴온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경제학부)는 “대형 폐기물은(원전 노동자들의 작업복·신발·부품·공구 등의 폐기물 같은) 저준위 폐기물과 레벨이 다르다”며 ”사실상 고준위 폐기물 취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의원은 “고리원전 1호기의 원전 대형폐기물이 15년이 다돼가고 있고, 2016년까지 대형 폐기물이 17대로 늘어날 예정임에도 아직 처분 계획과 처리 대책이 없는 것은 지경부와 한수원 등 관련기관들의 직무유기”라며 “원전 대형 폐기물 처리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원전 대형 폐기물 건립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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